“클럽 월드컵 티켓을 확보하다니…”

프로축구 울산 HD의 홍명보 감독이 아시아 무대를 넘어 세계에 도전할 자격을 얻은 것에 만족감을 감추지 않았다.

울산은 17일 울산문수구장에서 열린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4강 1차전에서 이동경의 결승골에 힘입어 일본의 요코하마 마리노스를 1-0으로 눌렀다.

이날 승리로 울산은 24일 일본 요코하마로 장소를 옮겨 치르는 2차전에서 비기기만 해도 결승에 진출할 수 있는 유리한 고지에 올랐다.

울산에 손에 넣은 또 다른 선물은 내년 국제축구연맹(FIFA)이 32개팀으로 확대 개편되는 클럽 월드컵 티켓이다.

FIFA는 아시아 지역에 4장의 티켓을 배정했다. 2021년과 2022년 ACL 우승팀인 알힐라과 우라와 레즈가 1장씩 가져간 가운데 울산이 3번째 티켓을 손에 넣었다. 지난 4년간 ACL 성적을 바탕으로 매기는 랭킹 점수에서 울산이 81점을 확보해 알힐랄에 이어 2위에 오른 덕분이다. 남은 1장의 티켓은 이번 시즌 ACL 우승팀의 몫이다.

홍 감독은 경기가 끝난 뒤 기자회견에 참석해 “오늘 승리에 기쁘다. (확대 개편돼) 처음 열리는 클럽 월드컵에 한국 대표로 참가할 수 있는 티켓을 확보해 기쁘게 생각한다. 선수과 클럽, 팬들에게 가장 큰 선물이 될 것 같다”고 활짝 웃었다.

홍 감독은 결승골의 주인공인 이동경을 칭찬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29일 입대하는 이동경은 올해 K리그1 7경기에서 6골(2위) 4도움(1위)이라는 놀라운 활약을 펼치고 있다. ACL에서도 1골을 추가해 골과 도움을 합친 공격 포인트가 두 자릿수를 넘겼다.

홍 감독은 “선수 본인도, 팀도 좋은 상태에서 헤어져 아쉽다”면서 “이동경이 유럽에 진출해 어려움이 있었지만 본인이 갖고 있는 실력은 여전하다. 당시 경험한 것들이 좋은 결과로 나오고 있다. 이동경 선수가 마지막까지 팀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에 고맙다”고 말했다.

또 홍 감독은 췌장암 투병 끝에 2021년 세상을 떠난 옛 동료 故 유상철 인천 유나이티드 명예 감독에 대한 예우도 잊지 않았다. 이날 울산과 요코하마는 두 팀의 레전드였던 유 감독을 위한 추모 행사를 가졌다.

홍 감독은 “아름다운 장면”이라며 평가하면서 “유상철 선수가 두 팀에서 모두 활약했다. 중요한 자리에서 세리머니를 해준 것에 두 구단에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해리 큐얼 요코하마 감독은 “울산 골키퍼(조현우)의 선방은 환상적이었다”며 “우리도 1~2골은 충분히 넣을 만한 찬스를 만들었지만 득점은 일정 부분 운이 따라야 한다. 2차전에선 더 나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