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초반 최하위권으로 떨어져 고전 중인 KT의 지금 가장 큰 문제는 불펜이다. 선발도 부진한 채 시작했지만, 선발들이 안정세로 접어드는 지금은 중간계투진의 부진이 심각하다. 마무리 박영현이 있지만 박영현까지 가는 길이 매우 험난하다.

KT는 23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한화전에서 9-6으로 승리했다. 산 넘고 물 건너 이겼다.

KT는 이날 한화 선발 문동주를 상대로 4회까지 4점을 뽑았다. 선발 육청명이 4회초 무사 1루에서 송구 실책으로 1·3루 위기를 만들고 김태연에게 좌월 3점포를 맞아 3-3 동점을 허용했으나 4회말 1점을 더 뽑았다. 조용호가 한화 3루수 노시환의 포구 실책으로 출루한 뒤 김상수의 희생번트와 천성호의 볼넷, 김민혁의 땅볼 때 상대 2루수 김태연의 야수선택으로 1사 만루가 된 뒤 강백호가 희생플라이로 4-3을 만들어 균형을 깼다.

5회말에도 2사 2루에서 조용호의 적시타로 1점을 더해 5-3으로 앞선 6회초 KT의 불펜이 가동됐다. 고졸신인 선발 육청명은 5이닝 4피안타 4탈삼진 3실점으로 잘 던지고 승리 투수 요건을 갖춘 채 교체됐다.

그러나 KT 불펜이 또 야금야금 실점을 했다. 6회초 손동현이 등판해 2사 2루에서 박시영으로 교체됐으나 바로 동점을 허용했다. 박시영은 8번 박상언과 9번 이진영에게 연속 2루타로 2점을 내줬다.

한화 불펜도 상황은 좋지 않다. 선발 문동주가 4.2이닝 만에 마운드를 내려가면서 더 일찍 불펜을 가동한 한화는 최근 복귀한 필승조 김범수, 박상원과 장시환까지 총동원해 KT를 쫓았다. 그러나 한화와 KT 모두 타선이 도망가면 불펜이 실점하는 속 터지는 릴레이를 이어갔다.

5-5에서 6회말 1사후 강백호가 우중월 솔로홈런을 쳤다. 6회말 등판한 김범수를 상대로 홈런을 뽑았다. KT가 6-5로 달아난 뒤 8회초에는 한화가 황영묵의 우월 솔로홈런으로 다시 동점을 만들었다. 8회초 등판한 김민수가 홈런을 맞았다.

주거니 받거니 불펜 대결은 결국 8회말 기울었다. 한화 6번째 투수 한승혁을 상대로 KT 선두타자 김민혁이 좌전안타를 치자 강백호가 2루타를 쳤고, 로하스가 볼넷으로 출루해 무사 만루가 됐다. 여기서 5번 장성우가 가운데 펜스를 맞힌 대형 타구로 2·3루 주자를 모두 홈으로 불러들여 승부를 갈랐다. 이어 후속 타자 병살타 때 3루주자 로하스가 홈인, KT는 9-6으로 앞섰다.

KT 타자들은 그렇게 꾸역꾸역 마무리 박영현에게까지 공을 넘기는 데 성공했다.

9회초 등판한 선두타자 최인호에게 좌전안타를 내줬지만 2~4번 페라자-노시환-채은성을 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우면서 경기를 끝냈다. 박영현은 시즌 3세이브째를 거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