푹푹 찌는 더위에 장대처럼 쏟아지는 비. 변덕스러운 날씨에 이래저래 발이 고생하는 때다. 답답한 구두나 운동화를 벗어던지고 시원한 샌들로 갈아신을 때이기도 하다. 그러나 막상 샌들을 사러 나가면 종류나 소재가 너무 다양한 까닭에 고르기가 쉽지 않다. 이에 스타일미즈(www.stylemiz) 패션 에디터 문지혜 대리의 도움말로 쿨~한 여름패션을 완성하는 샌들의 유행 경향과 좀더 멋스럽게 신는 연출법을 알아본다.

#치명적인 높이의 유혹

올여름에는 높은 힐이 사랑받고 있다. 굽이 앞부분에 덧대어진 ‘플랫폼힐’, 밑창과 굽이 연결된 ‘웨지힐’이 그것. 대부분 높이가 10㎝를 넘어 각선미를 돋보이게 하는 데 그만이다.

지난해부터 인기를 끌고 있는 플랫폼힐은 올여름 더욱 날씬하고 도시적인 디자인으로 변모했다. 부드러운 곡선으로 디자인된 뒷굽은 훨씬 더 여성스러운 느낌을 준다. 특히 굽이 너무 높아 보이는 부담스러움을 감추기 위해 앞굽을 살짝 가려준 플랫폼힐은 키가 작은 여성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웨지힐은 굽이 하나로 이어지는 본래의 디자인부터 앞부분에 가부시를 댄 ‘플랫폼힐과 혼합된 디자인’까지 다양하게 선보이고 있다. 굽 부분이 보디와 전혀 다른 컬러나 소재로 이뤄져 있는가 하면 넓어진 굽의 면에 프린트가 들어가 있기도 하다. 또 코르크 소재를 압축한 나무굽까지 등장했다.

하지만 굽의 높이만큼 넘어질 위험도 높아졌다. 힐에 단련된 모델들조차 넘어지는 일이 벌어질 정도다. 따라서 10㎝ 이상의 샌들을 신을 때는 발목을 잡아주는 스트랩이 있거나 발의 보디 부분이 많이 오픈돼 있지 않은 디자인을 고르는 것이 좋다.

#다양한 모양, 다양한 소재

발의 맵시를 드러내는 방법은 가지가지다. 크로스로 스트랩이 있는 스트랩 오픈토 샌들, T자 모양으로 발등을 드러내고 발목에 스트랩이 있는 T-스트랩 샌들, 기본적인 오픈 토 샌들 등 모양에 따라 각각의 멋을 연출할 수 있다.

그중 발목·발등 부분에 가는 띠 모양의 장식이 있는 스트랩 샌들은 미니멀리즘의 영향으로 굵은 밴드 모양의 제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굵은 밴드로 한번 묶거나 얇은 끈이 발등을 사선으로 가로지르는 심플한 스타일이 대세다.

소재가 다양해진 것도 올여름 샌들의 큰 변화다. 심플한 디자인이 대세를 이룬 가운데 소재에서 차별성을 찾은 것. 반짝이는 페이턴트(애나멜), 새틴, 뱀피, 비닐까지 다양하다.

이중 페이턴트는 ‘니스’의 일종을 가죽 표면에 칠한 것으로, 가죽의 손상이 적으며 방수에도 효과적이고 반짝이는 특성 때문에 퓨처리즘과 맞물려 사랑을 듬뿍 받고 있다. 골드와 실버의 메탈릭 소재도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다.

〈엄민용기자 margeul@kha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