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소설 삼국지에 ‘비육지탄’이라는 말이 나온다. 유비가 전장을 누비지 못하고 한가하게 지내다보니 넓적다리에 살이 붙어 탄식했다는 얘기다. 요즘에는 동탁의 아랫배처럼 늘어진 뱃살 때문에 탄식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운동을 안 하고 너무 잘 먹은 것이 원인이다. ‘비복지탄’이라고나 할까.

특히 올 여름과 가을에 걸쳐 잦은 비와 무더위 등 불순한 날씨로 인해 운동을 제대로 못하고, 추석 연휴 동안 알게 모르게 뱃살이 풍성해져 “이대로는 안 되겠다”고 비장한 탄식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렇다고 살을 빼기 위해 무리하게 운동을 하다보면 관절이나 심장에 무리가 생길 우려가 크다. 우선 평지에서 걷기운동을 착실히 해서 몸의 워밍업을 해놓고 등산이나 조깅 등에 나서는 것이 바람직하다.

최근 건강걷기 운동법으로 ‘장생보법’을 활용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발뒤꿈치가 아니라 앞꿈치로 걷는 걸음법이다. 어깨에 힘을 빼고 편안하게 서서, 발바닥 중심에서 약간(1도 정도) 앞으로 힘을 준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몸의 무게가 용천(혈)에 실린다. 용천혈은 발바닥을 안쪽으로 구부렸을 때 안쪽으로 움푹 들어간 곳으로, ‘기운이 샘솟는 곳’이라는 의미다.

이어 발가락으로 땅을 움켜쥔다는 느낌으로 힘을 준다. 용천과 발가락으로 힘이 가면, 자연스럽게 무릎에 힘이 들어가고, 아랫배에 힘이 들어가면서 단전에 중심이 잡힌다. 고개는 약간 몸 쪽으로 당겨 겸손한 자세가 되도록 한다.

장생보법 경험자들에 따르면 3주 정도 꾸준히 매일 30분 이상 장생보법으로 걸으면 뱃살이 줄고 다리와 팔에 힘이 생기며 심폐기능 향상과 체중감소 등 상당히 좋은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뇌에 상쾌한 느낌이 오고 바른 자세가 되면서 마음이 편안해질 수 있다.

－ 장생보법 이렇게 －

▲동작 하나=어깨에 힘을 빼고 편안하게 서서 발바닥 중심에서 1도 정도 앞으로 힘을 준다는 느낌으로 하고, 시선은 정면을 바라보고 턱은 살짝 당겨 고개를 들고 당당하게 걷는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몸의 무게가 발바닥 용천혈에 실린다.

▲동작 둘=한쪽 발을 떼어 걸음을 내디딜 때, 발바닥 용천혈과 발가락에 의식을 두고 용천에서 발가락까지 힘을 주고 움켜쥐듯이 걷는다. 이때 척추의 제일 아랫부분인 꼬리뼈를 살짝 말아주어 몸의 에너지 중심인 단전에 기운이 가장 잘 모일 수 있는 각도를 만들어 준다. 꼬리뼈를 말기 어려우면 엉덩이를 앞으로 살짝 밀어붙이고 걷는다.

▲동작 셋=양발은 기운이 새어 나가는 팔자걸음이 아니라, 11자 걸음으로 힘차게 걷는다. 신나게 걸으면 뇌에 자극이 느껴져, 기분이 좋아진다.

▲몸의 중심=용천혈과 발가락으로 힘이 가면, 자연스럽게 무릎에 힘이 들어가고 고관절과 단전으로 중심이 잡히며, 이 중심이 가슴과 뇌로 연결되면서 수리 백회까지 연결된다. 몸의 중심이 용천혈에서 백회혈(정수리)까지 하나로 연결된 이 느낌이 중요하다.

〈박효순기자 anytoc@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