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바람이 옷깃을 세우게 하는 이번 주말에 일본·프랑스·영국산 로맨틱 코미디가 연인 관객들을 유혹한다. 결말부에 환한 미소를 짓게 하는 연인들의 달콤한 사랑이 추운 날씨에 서늘해진 관객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덥힐 전망이다. 세 영화 모두 언어와 국적은 다르지만 사랑이라는 감정은 공통된 것이라는 알 수 있다.

▲‘상하이의 밤’, 하룻밤 동안 피어오른 사랑

먼저 ‘황제의 딸’ ‘소림축구’의 조미와 ‘쌍생아’ ‘으랏차차 스모부’의 모토키 마사하로가 주연을 맡은 ‘상하이의 밤’은 일본·중국 합작 영화. 상하이를 배경으로 일본에서 온 헤어스타일스트 마즈시마와 중국인 택시 기사 린시가 언어와 국적이 다르지만 느낌만으로 사랑에 빠지는 과정이 로맨틱하게 그려진다. 상하이의 아름다운 야경과 감미로운 음악도 가슴을 설레게 한다. ‘셸 위 댄스’의 다케나와 나오루의 감초 코믹 연기도 배꼽을 잡게 한다.

▲‘결혼하고도 싱글로 남는범’, 싱글은 괴로워

‘결혼하고도 싱글로 남는 법’은 프랑스 영화 특유의 낭만이 살아 있는 작품. 10대 시절 ‘귀여운 반항아’ ‘귀여운 여도적’으로 한국에서도 많은 인기를 모았던 샬롯 갱스부르그를 오랜만에 만날 수 있다. 싱글인 게 너무 좋지만 집안의 압력과 아이를 입양하기 위해 계약 커플이 된 두 남녀가 티격태격하다 사랑의 감정을 느끼게 되는 과정이 사랑스럽게 묘사돼 있다. 2006년 프랑스 개봉 당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들을 물리치고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

▲‘스타트 포 텐’, 누구를 선택할까?

영국산 로맨틱 코미디의 저력은 보여주는 ‘스타트 포 텐’은 할리우드 스타 톰 행크스가 제작을 맡은 작품. 최근 ‘차세대 휴 그랜트’로 불리며 인기가 급상승 중인 제임스 맥어보이가 주연을 맡았다. 오랜만에 보는 대학 청춘물이다. ‘대학 대항전’에 나가는 게 꿈인 미남 대학생 브라이언이 첫눈에 반하게 만들 만큼 아름다운 앨리스와 이야기가 잘 통하는 친구 같은 레베카 사이에서 겪는 감정의 흔들림이 영국 영화답게 담백하고 위트 있게 그려졌다.

〈최재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