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은행 2008한국바둑리그가 출발선에 섰다. 26일 한국기원에서 열린 한국바둑리그 선수선발식에서 지난해 우승팀 영남일보를 포함한 8개 출전팀은 올시즌 팀을 우승으로 이끌 6인의 전사를 확정지었다. 이날 각팀의 감독과 관계자들은 최고의 전력을 갖추기 위해 치열한 신경전과 함께 눈치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특히 이날 선수선발에서는 이원도-강유택-류동완 등의 초단을 비롯한 저단진이 대거 전진배치돼 최근의 바둑계 풍향을 엿보게 했다. 지난해 한국바둑리그 MVP 김지석 4단은 영남일보 1지명으로 호명되기까지 했다. 한국바둑리그 사상 최저단 주장이다. 이날 구성을 마친 선수단을 바탕으로 올시즌 예상성적표를 한발 앞서 뽑아본다.

- 막강 원투펀치 ‘못해도 4강’ -

▲신성건설=박영훈-목진석-고근태-이정우-박정근-윤찬희가 한 팀을 이뤘다. 목진석을 보호지명으로 확보한 상태에서 한국바둑의 빅3 중 하나인 박영훈을 잡아 막강한 원투펀치를 이뤘다. 최소한 4강은 무난하다는 평이다. 다만 군대에서 복귀한 지 얼마 되지 않은 박정근의 활약 여부가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선수선발 후 목진석 9단은 “지난해 준우승의 한을 올해는 꼭 풀겠다”고 말했다.

- 제자가 끌고, 스승이 밀고 -

▲Kixx=올시즌 한국바둑리그 최고 뉴스메이커는 광주 Kixx가 될 듯하다. 조훈현(3장)-이창호(주장) 사제가 한 팀을 이뤘기 때문이다. 우스갯소리로 팀이 이기든 지든 기삿감을 만들기에 가장 좋은 것. 전력도 녹록지 않다. 박정상이 2장을 받쳐 강력한 원투스리 펀치를 자랑한다. 자율지명으로 확보한 송태곤 역시 한방을 지닌 핵주먹이다.

- 탄탄한 구성, 그러나… -

▲한게임=이영구-홍성지-김주호-이현호-온소진-김성룡의 구성이 강인함을 풍긴다. 지난해 영남일보의 우승을 진두지휘한 이영구를 주장으로 낙점한 한게임은 ‘구멍’이 보이지 않는 전력을 꾸렸다는 평을 듣고 있다. 그러나 중국 갑조리그에 출전하는 이영구가 아킬레스건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이세돌의 경우처럼 팀의 운명을 가를 중요한 경기에 주장이 출전하지 못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 “지난해 돌풍 이어간다” -

▲울산디아채=지난해 신생팀으로서 포스트시즌의 즐거움을 만끽한 울산디아채는 올해도 백홍석-강동윤을 앞세워 또다시 돌풍을 예고하고 있다. 그 뒤를 받치는 김기용-이상훈(6단)-최원용도 든든하다. 가장 큰 약점은 김동엽. 10대와 20대가 주류를 이루는 요즘의 바둑계에서 50대가 승부를 다투기에는 버거운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제몫은 충분히 해낼 것이라는 평을 듣는다.

- 조한승 군문제가 최대변수 -

▲티브로드=조한승-안조영-이원도-김승준-이춘규-최명훈이 ‘창단 우승’을 노린다. 선수 면면을 놓고 보면 팀전력은 안정적이다. 하지만 조한승의 군문제가 목에 걸린 가시 같다. 이럴 경우 대체선수를 뽑는다고 해도 주장의 공백을 메우기란 요원하다. 속된 말로 구멍이 뻥 뚫린다. 아직 검증이 제대로 안된 초단을 둘(이원도-이춘규)이나 지명한 것 역시 모험이 아니냐는 소리도 들린다.

- 구멍이 보이지 않는 최강 -

▲월드메르디앙=선수선발이 끝난 후 많은 바둑관계자가 올시즌 최고의 우승후보로 꼽은 팀이 월드메르디앙이다. 원성진-한상훈-유창혁-배준희-박승화-박정환으로 구성된 전력에 바늘 끝만한 구멍도 없다는 것. 맏형 유창혁 9단을 중심으로 신구의 조화도 잘 이뤄 올시즌 우승을 노리기에 충분하다는 것이 바둑관계자들의 중론이다.

- 작년 팀컬러 유지 ‘우승0순위’ -

▲영남일보=최규병 감독이 또다시 ‘젊은팀’을 꾸렸다. 김지석-윤준상-강유택-조혜연-허영호-김형우를 영날일보 2연패의 초석으로 놓은 것. 지난해 5장으로 제몫을 다한 허영호를 보호지명으로 잡은 최감독은 영남지역 프랜차이즈 스타 김형우를 자율지명한 데 이어 김지석을 주장으로 낙점하면서 지난해 팀컬러를 그대로 유지했다. 또다시 우승을 넘보기에 손색이 없는 전력.

- 1-2-3장만 놓고보면 톱전력 -

▲제일화재=올시즌 제일화재의 예상기상도는 ‘흐림’ 또는 ‘맑음’이다. 이세돌-최철한-홍민표, 1-2-3장만 놓고 보면 국가대표급이다. 5판3승제로 승부를 가리는 만큼 최고의 조합이 될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이들을 받쳐줄 선수가 불투명하다는 것. 검증을 덜 받은 두 초단 류동완-김승재와 올시즌 ‘최고 노장’ 김수장 카드가 조금은 불안감을 안겨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