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리즈 우승팀 감독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도 맡자”는 두산 김경문 감독의 제안. 베이징올림픽 대표팀 사령탑으로 금메달이라는 최고의 성과를 낸 김감독의 제안을 관련 당사자들은 어떻게 받아들일까. 대표팀 살림을 맡는 한국야구위원회(KBO) 하일성 사무총장을 비롯, SK 김성근 감독과 삼성 선동열 감독의 반응은 일단 각양각색이었다.

△삼성 선동열 감독 “원하는 사람이 맡는게 좋아”

선감독은 21일 대구 플레이오프 5차전에 앞서 “원하는 사람이 감독을 맡는 게 가장 좋다”는 의견을 냈다.

선감독은 “김경문 감독의 제안을 이해한다. 팀을 맡고 있는 감독은 늘 부담이 있기 마련이고 소속팀에서 잘 해야 생존이 가능한데 그런 입장을 감안해줘야 하는 게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선감독은 그런 의미에서 대표팀 전임감독제를 주장했다.

선감독은 “하고 싶어하는 분이 몇몇 계신 걸로 알고 있다. 굳이 현장에 있는 감독을 후보로 제한하지 말고 그 분들 중에서 하는 게 좋지 않겠냐”고 말했다.

△하일성 사무총장 “프로야구 사령탑 이외는 논외”

하총장은 ‘재야 인사 불가론’을 내놨다. 하총장은 김경문 감독이 WBC까지 대표팀을 맡는 것에 무게를 두면서 “현재 프로야구 사령탑 밖의 인물은 WBC 감독으로는 논외”라며 “대표팀이 참가하는 대회가 꾸준히 이어진다면 몰라도 그게 아니기 때문에 현장에 있는 인물이 되는 게 당연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하총장은 “한국시리즈가 끝난 뒤 기술위원회를 열어 구체적으로 논의해야지 지금은 그에 대해 방향을 결정할 시기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김경문 감독과 그간 대화한 흐름을 큰 틀에서 소개하는 과정에서 변수만 없다면 김경문 감독 체제로 WBC까지 끌고가려는 뜻을 내비쳤다.

△SK 김성근 감독 “포스트시즌 얘기나 합시다”

확률상 SK는 한국시리즈 우승 가능성이 가장 높은 팀이다. 김경문 감독의 제안을 KBO에서 받아들인다면 김성근 감독이 WBC 사령탑이 되는 게 가장 유력해진다. 그러나 김감독은 이에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다.

김감독은 “KBO에서 원칙대로 하지 않겠냐”며 포스트시즌에 관한 얘기로 화제를 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