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야구위원회(KBO)가 5일 야구회관에서 기술위원회를 연다. 이날 기술위원회에서는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감독 선임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현재 가장 유력한 후보는 두산 김경문 감독이다.

2008 베이징올림픽 야구 금메달을 일궈낸 김 감독은 그동안 KBO의 의사를 직·간접적으로 전해들었다. 일전에 KBO 하일성 사무총장과 윤동균 기술위원장, 김 감독이 회동한 적도 있다. 하 총장도 2일 “김경문 감독과 교감을 나눈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아직 김 감독이 마음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김 감독은 지난 플레이오프 때 “한국시리즈 우승 감독이 WBC 대표팀을 맡자”고 제안했다.

당시 김 감독은 “대표팀 감독을 맡느라 소속 팀에 원하는 만큼 신경을 쏟지 못했다”면서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하면 여유가 생기겠지만 그렇지 못하면 겨울에 대표팀보다는 소속 팀을 돌보게 해줘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김 감독은 2일 “두산과 재계약이 된다면 재계약을 발표할 때 같이 WBC 감독직에 대해서도 뜻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김 감독이 WBC 감독은 한국시리즈 우승 감독이 맡아야 한다고 말했지만 KBO의 강한 설득을 받아들이는 형식으로 일이 마무리될 가능성도 있다.

한편 SK 김성근 감독도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기술위원들은 현역 감독 중에서 WBC 감독을 정한다면 시즌 1·2위 팀 감독 중 한명이 되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김성근 감독은 관심을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그는 한국시리즈 우승 뒤 인터뷰 자리에서 WBC 감독에 대한 물음에 “그 자리에는 내가 맞지 않다. 다른 사람이 있다”고 말했다.

기술위원회는 만약 두 감독 중 누구도 WBC 사령탑으로 앉히지 못한다면 대표팀 전임감독제를 생각하고 있다. 사태가 그렇게 흘러간다면 비교적 젊은 감독이 대표팀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한 기술위원은 “이벤트성이라면 1세대 감독들을 생각해볼 수 있지만 이제 국가대표팀도 한 팀의 개념으로 현역의 감각을 살려 팀을 만들어나갈 수 있는 감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