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비게이션 시스템을 이용해 휜 다리를 펴주는 ‘절골술’을 시행하면 보다 정확한 수술과 빠른 회복을 거둘 수 있는 것으로 입증됐다.

절골술을 통해 휜 다리가 펴지면 퇴행성 관절염이 줄어들고, 관절염의 재발이나 악화를 늦춰주는 등 자기 관절을 오래 사용할 수 있다.

최근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성인 비만도가 30%를 넘어섰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나이가 들면서 다리의 모양이 ‘O자’로 휘는 경향이 뚜렷한데 체중 증가로 인해 이런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 다리가 휘면 과도한 체중 부하가 무릎의 내측 구획에 집중적으로 실려 무릎의 관절염이 잘 생기고, 급속히 진행되는 것이다.

운동이나 레저, 여가생활 등 중년 이후의 욕구와 활동량이 많아지면서 관절염이 일찍부터 진행돼 중년에 이미 퇴행성 관절염 중기를 넘어서는 환자수가 빠르게 늘고 있다. 평균 수명이 80세를 넘는 요즘, 중년의 나이에 이미 무릎이 심하게 망가졌다면 앞으로의 생활이 불행해지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하다.

연세사랑병원 고용곤 병원장은 “물론 인공 관절 치환술이라는 좋은 치료법이 있지만 아직은 그 수명에서 한계가 있다. 15년을 전후한 인공 관절의 수명으로 행복한 노년을 보장받을 수는 없다”면서 “따라서 중년의 관절염은 조기에 그 악순환을 끊어 주어야 하며, 최소한 인공관절 수술을 받는 시기를 늦추어 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고 원장에 따르면 관절염을 근본적으로 치료하는 데 있어 제일 중요한 것이 뼈의 정렬을 맞춰 주는 것이다. 아무리 찢어진 연골판을 복원하고 패어진 연골을 이식한다 하더라도 휘어진 다리를 제대로 잡아주지 못하면 수술 이후에도 다시 내측으로 체중이 걸려 관절염이 악화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6개월 이상 무릎 통증이 있으면서 X-레이에서 휘어진 다리가 확인되고 내측의 관절간격이 좁아져 있고, MRI나 관절내시경에서 연골 손상이 동반된 것이 확인된 환자인 경우 휘어진 다리를 똑바로 펴주는 절골술을 시행한다.

절골술은 무릎 관절 자체를 수술하는 것은 아니고 무릎 관절 아랫부분, 즉 종아리뼈(경골)를 다듬어 무릎을 반듯하게 펴는 수술이며, 결과적으로 관절에 가해지는 스트레스를 분산시킴으로써 통증 감소와 관절의 수명 연장을 도모하는 방법이다.

고 원장은 “결론적으로 절골술은 인공관절 치환술과는 달리 관절 자체에는 손을 대지 않는 수술로 자기 관절로 좀더 오래 사용하도록 하는 수술이라 할 수 있다”면서 “기존에는 무릎을 펴주기 위한 절골술을 눈대중으로 계산하여 교정을 해주었기 때문에 원하는 만큼 제대로 똑바로 펴지지 않을 수 있는 단점을 지니고 있었지만, 최근엔 자동 항법 장치인 내비게이션 시스템을 수술에 이용해 관절이 휜 정도를 정확한 수치로 계산하여 원하는 만큼 똑바로 펴주는 절골술이 가능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연세사랑병원은 유럽의 유명한 정형외과 학술지 ‘KSSTA’(SCI 등재 저널) 2008년 10월호에 기존의 절골술과 내비게이션을 이용해 수술을 시행한 두 그룹간의 수술 결과를 비교한 논문을 발표했다.

2004년 4월부터 2007년 12월까지 절골술을 시행한 환자들 중에서 전통적인 방법으로 수술한 43례와 내비게이션으로 수술한 47례를 비교한 결과, 뼈의 정렬과 환자의 호전 정도 모두에서 내비게이션 수술의 결과가 우수하게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