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기운이 모락모락 올라오는 날 서울 정동 스포츠칸 연예수사대 취초실. 영화 ‘바람 피기 좋은 날’과 드라마 ‘달자의 봄’에서 ‘국민 연하남’으로 떠오른 이민기가 현행범으로 체포돼 조사받고 있다. 죄목은 살인 미수죄. 공포의 ‘필살 애교’로 누님들의 애간장을 끊어놔 삶과 죽음의 경계선에 놓이게 했다는 혐의다. 평소 ‘연하남 신드롬’에 이유없이 격분하는 최기자가 ‘개구쟁이’ 이민기를 취조하기 시작한다.

　▲(인상을 쓴 채 연필을 두 손으로 절단하며) ‘귀여운 연하남 이미지’에 너무 안주하는 것 아닌가?=(큰눈을 껌벅껌벅 대며) 그런 말 잘 이해가 안돼요. 아직까지 저 출연한 작품이 몇편 안되거든요. 연하남 이미지로 나온 건 딱 두편이고요. ‘오이시맨’과 ‘해운대’에서는 이제까지와 다른 모습을 볼 수 있을 거예요.

　▲(두손으로 책상을 꽝 치며) 연상녀들과의 연기가 너무 자연스럽던데 실생황에서도 그런 거 아냐?=(느릿느릿한 특유의 말투로) 글쎄요. 아직도 잘 모르겠어요. 어느날에는 누나들을 좋아하는 것 같기도 하고 다른 날에는 동생들이 예뻐 보일 때가 있어요. 오늘 자꾸 연하남 이미지로 모니까 누님들이 더 좋은 건 같긴 하네요.

　▲(고개를 끄덕이며) 누님 킬러가 맞군! ‘오이시맨’에서의 연기는 좀 다르긴 하더라=의도해서 변신을 하기 위해 출연한 건 아니에요. 음악에 관심이 많고 가슴 따뜻해지는 시나리오가 마음에 들어 출연했어요. 한때 잘 나가는 뮤지션였던 현석 역을 맡았어요. 현석은 여행간 일본 홋카이도에서 한 일본 여성과 로맨스를 피어오르게 돼요.

　▲상대역인 일본배우 이케와키 치즈루(‘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의 여주인공)와는 어떤 언어로 의상소통을 했지?=할줄 아는 외국어가 없어요. 하하하. 그냥 간단한 영어와 알고 있는 일본어 단어 몇개로 이야기했어요, 30%의 언어와 40%의 눈빛, 30%의 보디 랭귀지로 이야기를 나눴어요. 하하하.

　▲영화를 보니 2월의 홋카이도가 무척 추웠을 것만 같던데?=감독님이 처음 헌팅 다녀왔을 때 눈이 허리까지 온다는 이야기를 듣고 걱정 많았어요. 그러나 다행히 촬영 들어갔을 때는 눈이 많이 녹아 무릎까지 오더라고요. 정말 추웠지만 참을 만했어요. 저는 추위보다 더운 걸 더 못참아요.

　▲고향인 경남 김해에서 올라와 서울 생활이 6년째인데 지낼 만해?=서울에 처음 올라올 때 정말 무서웠어요. 서울에 가면 납치돼 새우잡이 어선에 팔려가거나 섬에 노예로 팔려간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거든요. 토막살해당할 수도 있다고 들었어요. 그래서 덩치가 가장 큰 친구와 함께 올라왔어요. 이젠 외국도 내 집처럼 드나들고 있어요.

　▲혼자 산 지 꽤 됐을 텐데 요리는 잘해?=아뇨. 집앞의 도시락 전문점을 애용하죠. 그리고 혼자가 아니라 고향에서 함께 올라온 친구랑 월세 아파트에서 살고 있어요. 아파트에서 사는 게 난생 처음인데 너무 불편하더라고요. 밤에 음악 좀 들었더니 반상회에서 우리가 시끄럽다고 내보내자는 의견이 나왔대요. 그래서 요즘 아주 조심하고 있어요.

　▲고향 선배 (강)동원과는 여전히 친하게 지내?=만난 지 오래 됐어요. 둘다 무뚝뚝한 경상도 남자들이어서 누가 먼저 연락하지를 않거든요. 동원이형과 제 생일이 이틀 차이인데 지난해 동원이형이 일본에 다녀오면서 내 생일선물을 매니저를 통해 보내주셨어요. 그때 감사 전화했냐고요? (잠시 생각에 빠졌다) 아마 했을 걸요. 하하하.

　▲외로울 텐데 연애는 안하나?=올해 최고 목표가 연애예요. 그러나 사람이 금방 생기지 않아 벌써부터 의욕이 떨어지고 있어요. 하하하. 일이나 열심히 해야죠. 3월부터 호주에서 평소 박희순형과 천희형과 ‘10억’이라는 영화를 찍을 예정이에요. 친한 사람들이 모이니 엠티가 될 듯한데 촬영 일정이나 예산을 본다면 진짜 서바이벌 게임이 될 듯해요.

　▲마지막으로 노총각 박희순 소개팅 좀 시켜주면 안되나?=(곤란한 표정) 제 주위에 그 나이 또래 분들이 없어요. 있다고 해도 당연히 연하남을 좋아하지 않을까요? 하하하.

　#스포츠칸의 판결=유죄. 장난기 넘치는 외모와 순박한 성격에서 뿜어져 나오는 자신의 매력이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지 전혀 파악하지 못하기에 죄를 안 물을 수 없다. 누님들의 안전을 위해 호주로 국외 추방을 명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