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와 관련, 포털사이트 다음과 네이버의 ‘검은 옷 갈아입기’가 조금씩 달라 흥미롭다.

국내 대표 포털사이트들은 노 전 대통령의 서거 소식이 전해지자 메인 페이지의 자사 로고를 검정색으로 하거나 국화꽃을 그려넣었다. 심지어 검색창 테두리나 메인 페이지 머리 부분을 아예 흑백으로 바꾸는 등 사이버 공간의 추모 분위기 조성에 앞장서고 있다.

그러나 처음부터 모두 다 그런 것은 아니다. 가장 빨리, 적극적으로 추모복을 갈아입은 곳은 역시 촛불의 진원지로 꼽히는 다음이다. 다음은 23일 오후 4시쯤 메인 페이지 머리 부분을 아예 흑백으로 바꿨다. 국화꽃도 놓고 로고나 검색창, 메인 메뉴바를 모두 흑백으로 했다.

이때만 해도 야후코리아는 빨간색 자사 로고 위에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라는 문구를 올리는 데 그쳤으며 네이버와 네이트, 파란 등 다른 포털사이트는 별다른 변화가 없었다.

그러다 23일 오후 7시쯤 네이버는 국화꽃에 로고를 검정색으로 바꿨다. 그러나 검색창 테두리는 녹색을 유지하다가 25일에야 검정색으로 변경하고 이날 오후에는 페이지 중간에 노 전 대통령의 이미지를 넣은 검정색 배경의 대형 배너까지 넣었다. 이때가 노 전 대통령의 장의가 국민장으로 결정났을 때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일부 포털들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를 놓고 여론의 눈치를 살핀 것 같다”며 “포털의 행동 하나하나가 정치적 해석을 낳을 수 있어 신중하게 대응한 모습이 역력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