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라디오 채널 Talk Sport는 24시간 영국 내 주요 경기 결과와 내용에 대한 토론 프로그램으로 유명합니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이하 호날두) 선수의 레알 마드리드 이적이 결정 됐다는 보도 이후 지금까지 Talk Sport에서 들을 수 있는 내용은 모두 호날두 선수에 관한 이야기 뿐 입니다. ‘그를 팔아 버린 건 최고의 실수’ 라 성토하는 팬들부터 ‘이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잉글랜드 축구에 큰 기쁨을 선사한 선수, 그의 앞길을 축복해 주어야 할 것’ 이라 담담하게 의견을 피력하는 팬들 또한 그는 잉글랜드 축구에 필요 없는 존재로 인식하는 팬들도 적지 않았습니다. 사실 라디오 뿐 만 아니라 모든 영국 내 모든 스포츠 미디어가 호날두 선수의 이적 소식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영국 유력 일간지 Daily Mail은 호날두 선수의 가치와 이적 과정, 그리고 현재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동향 등을 전하며 흥미로운 구성으로 기사를 다뤘습니다. ‘Fergie jumps at chance to offload ￡80m Ronaldo’ (퍼기는 호날두를 8000만 파운드에 팔 수 있는 기회에 움직였다), ‘Now United chase is on for Ribery and Benzema‘ (현재 맨유는 리베리와 벤제마를 좇고 있다) 신문은 먼저 호날두의 이적과 함께 본격적으로 맨유가 리베리 영입에 가세하고 있음을 전했습니다.’United last night prepared to enter a bidding war with Chelsea for Frank Ribery, which could go as ￡65m‘ (맨유는 첼시와 함께 리베리 영입 전쟁을 준비하고 있다)

또한 선수 본인이 팀을 떠나고 싶어 했고, 맨유는 다른 선수를 물색하고 있는 등 잘 알려진 사실 이외에도 재정적인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한 맨유의 현재 상황을 전하며 호날두의 이적에 대한 또 다른 근거를 제시 했습니다.’United must find ￡65m a year just to service club debt, according to financial expert‘ (재정 전문가의 말에 따르면 맨유는 클럽의 채무를 탕감하기 위하여 반드시 6500만 파운드의 자금을 확보해야 한다)

이 후 신문은 현실적으로 호날두의 이적에 대하여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데일리 메일의 스포츠 편집장인 Martin Samuel은 ‘where is the player who will score 67 goals for Manchester United in two season?’ (어디에 두 시즌 동안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위해 67골을 넣을 선수가 있단 말인가?) 고 반문하며 호날두의 능력을 바이러스에 비교했습니다.

그는 호날두의 이적이 이러한 바이러스 들을 가장 위험하고 잠재적인 라이벌에 팔아버린 것이라 비난 했습니다. ‘That is the virus which was sold to Real Madrid, A Match-Winnig virus, a free kick virus, a virus that propelled one club back to the pinnacle of English, European and World football’ (경기에서 승리 할 수 있는 바이러스, 프리킥 바이러스, 한 클럽을 영국의, 유럽의 그리고 세계의 최정상에 다시 이끌 수 있는 추진력을 갖고 있는 바이러스, 이러한 바이러스를 레알 마드리드에 팔아 버렸다) 그리고 2001년 지네딘 지단을 레알 마드리드로 보낸 유벤투스가 2003년 지단이 이끄는 레알 마드리드에 패해 버린 후 유럽 무대에서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는 전례를 들며 설득력을 높였습니다.

한편 우측 하단 박스 기사에서는 ‘who will be the next magnificent 7?’ (다음으로 누가 위대한(맨유의) 7번이 될 것 인가?) 라는 제목으로 조지 베스트와 브라이언 롭슨, 에릭 칸토나와 베컴으로 이어진 전설적인 맨유의 7번 유니폼의 주인이 누가 될 것인지를 조명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한 가지 흥미로운 것은 ‘누가 호날두의 7번을 물려받을(takes over) 것인가?‘ 이라는 문장이 있지만 정작 호날두의 사진은 빠져 있다는 것입니다.

다음 면에서는 지난 3년간 끊임없이 제기되었던 호날두의 이적설에 관한 내용들을 날짜 별로 정리하여 놓았습니다. 하지만 제목처럼 베일에 싸였던 루머와 거짓말로 얼룩진 그의 발언 등을 꼼꼼하게 정리해 두면서 신문은 흥미로운 질문을 던져주고 있습니다. 사진 역시 그의 부적절한 행동을 다시 떠올리게 만드는 사진을 사용했습니다. (좌측 상단, 2006년 월드컵 당시 루니의 퇴장을 도운 호날두가 주심에게 윙크하는 사진)

또한 ‘어떤 부분이 그의 가치를 8000만 파운드로 만들었나?’ 라는 제목으로 시작한 기사에서도 part1에서는 ‘프리킥과 놀랄만한 득점들’ 이라는 부제로 그의 가치를 입증해 주는 공식적인 기록들을 위주로 분석한 반면 part2에서는 ‘눈물, 짜증 그리고 다이빙’ 라는 부제로 시작해서 그가 보여준 실망스런 행동들을 조명하는데 주력했습니다.

이처럼 Daily mail은 축구선수로서의 보여준 그의 뛰어난 재능과 잉글랜드 축구 역사에서 이룩한 그의 업적들에 대해서는 존경과 찬사를 아끼지 않았지만 한편으로 그가 보여준 실망스러운 행동과 이중적인 태도에 대하여 분노를 표출하고 있습니다. 사실 이러한 태도는 잉글랜드 축구팬들이 호날두라는 선수에게 갖고 있는 전형적인 모습입니다. 잉글랜드 축구를 대표하는 클럽의, 그것도 7번 유니폼의 의미를 전혀 이해하지 못했던 호날두가 경기를 위해 다시 잉글랜드 경기장을 방문하게 된다면 확실하게 그들의 분노를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한편 나니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자신이 호날두의 빈자리를 채울 수 있을 것이 밝혔습니다. 하지만 다른 언론에서는 맨유가 그의 친정팀인 스포르팅 리스본과 그의 미래에 대해 논의 중 이라는 기사가 나왔습니다. 하지만 박지성 선수에 대해서는 현재 어떤 루머도 확인 되지 않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