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찔한 10대’들이 연예가 각 분야를 뒤흔들고 있다.

현재 충무로에서 가장 각광받는 10대인 유승호(16)를 비롯해 가요차트 1위를 석권하고 있는 보이밴드 ‘샤이니’의 태민(16)과 민호(18)·키(18), 걸그룹 ‘원더걸스’의 소희(17)·선미(17), ‘소녀시대’의 서현(18), ‘카라’의 강지영(15), ‘2NE1’의 씨엘(18)·공민지(15), MBC 월화드라마 ‘선덕여왕’의 남지현(14)과 이현우(16) 등이 폭발적인 인기를 모으고 있다.

이들은 과거 깜찍하고 순수한 매력으로 어필했던 ‘하이틴 스타’와 차원이 다르다. 나이에 맞는 파릇파릇한 순수함을 지녔지만 튼실한 발육상태로 인해 언뜻언뜻 섹시함이 분출되는 묘한 야누스적인 매력으로 더욱 인기를 모으고 있다. ‘귀여운 미소년’ ‘깜찍한 미소녀’가 아니라 가슴 설레게 하는 남자, 여자의 느낌을 주는 것이다.

실력 또한 어리다고 우습게 볼 수준이 아니다. 평상시에는 교복을 입고 학교에 가 떡볶이를 사 먹는 평범한 학생이지만 촬영장이나 무대에 서면 성인 연예인 못지않는 폭발적인 에너지와 뛰어난 실력을 보여준다.

팬층도 ‘하이틴 스타’들보다 넓다. ‘하이틴 스타’들이 또래의 젊은 세대들의 사랑을 받았다면 최근 ‘아찔한 십대’들은 나이가 훨씬 많은 30~40대층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모으고 있다. 과거 같으면 민망해서 말도 꺼내지 못했지만 이제는 적극적으로 사랑을 표현하고 있다. 팬클럽 활동을 하는 것도 결코 숨기지 않는다.

회사원 박모씨(32·여)는 ‘샤이니’의 열성적인 팬이다. 박씨는 요즘 회사에 출근해 ‘샤이니’의 신곡 ‘줄리엣’ 뮤직 비디오를 보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박씨는 “샤이니의 뮤직 비디오를 보면 안구가 정화되는 느낌이 든다”며 “하루를 버틸 에너지를 얻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출판사에 다니는 최모씨(40)의 휴대전화 컬러링은 ‘소녀시대’의 ‘힘내’다. 얼마전까지는 ‘카라’의 ‘프리티걸’이었다. 최씨가 ‘소녀시대’에서 가장 좋아하는 멤버는 고3인 서현이다. 최씨는 “외모는 여성적인 느낌이 물씬 나지만 언니들과 달리 아직 젖살이 빠지지 않은 모습이 너무 귀엽다”고 애정을 표현했다.

광고 전문 사이트에서 유승호가 출연한 CF 동영상 조회수는 2만건을 기본으로 넘는다. 1000개에 육박하는 댓글은 또래의 여고생보다 대부분 30대 이상 누나 팬들이 작성했다. ‘승호야, 누나가 너 때문에 몸살난다’ ‘어쩌면 저렇게 귀여우면서도 섹시한지’ 등 꽃미남 형님 배우들 못지않은 열광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원더걸스’의 열렬한 아저씨팬들은 최근 소희·선미의 자퇴 논란에 적극적인 입장을 내보이기도 했다. ‘큰무대에서 자신의 끼를 선보이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는 옹호파와 ‘그래도 한번밖에 없는 학창시절을 놓친다는 건 안타깝다’는 반대파가 찬반대결을 벌였다. 그러나 ‘소희와 선미를 우리가 지켜주자’고 결론을 내리며 다시 한번 ‘원더걸스’에 대한 사랑을 확인했다.

MBC 월화 드라마 ‘선덕여왕’에서 덕만의 아역으로 출연한 남지현과 김유신의 아역 이현우도 많은 인기를 모으고 있다. 나이답지 않은 성숙한 연기력으로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시청률 30%를 이루는 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는 평을 받고 있다. 많은 팬들은 “이대로만 커준다면 대형 스타가 될 것”이라며 애정을 보내고 있다.

‘아찔한 십대’ 연예인들은 또래의 지원과 3040팬층의 지지로 대중문화계를 뒤흔들면서 판도를 뒤바꿀 태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