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만3000여개의 ‘좀비PC’ 공격에 IT강국 대한민국의 인터넷이 이틀간 다운됐다.

7일 오후부터 시작된 청와대, 국회, 네이버, 옥션 등 국내 주요 정부 및 민간 사이트의 접속 장애가 이틀째인 8일에도 계속됐다. 정부는 이날 새벽 5단계 인터넷침해사고 경보단계 중 3번째인 ‘주의’ 경보를 발령하고 긴급 대응에 나섰지만 인터넷 마비 사태는 진정되지 않았다.

8일 통신 주무부처인 방송통신위원회와 산하 한국정보보호진흥원 등에 따르면 사이버공격으로 접속 장애를 일으킨 사이트는 청와대, 국회, 국방부, 조선일보, 옥션, 외한은행, 네이버 등 11개다. 특히 청와대와 국방부, 조선일보, 옥션 등은 이날 오후 6시까지도 접속이 원활하지 않았다.

이번 공격은 미국사이트에도 이뤄져 백악관, 국토안보부 등 14개가 피해를 입었다. 양국을 합치면 25개 사이트가 공격받았다.

이번 사이버공격은 특정 사이트에 대용량 메일이나 정보를 집중적으로 보내 접속자가 실제보다 많은 것처럼 만들어 사이트를 마비시키는 분산서비스거부(DDos) 공격이다.

DDos는 고전적인 사이버공격 수법이지만 이번에는 신종 DDos 공격으로 드러났다. DDos 공격을 일으키는 악성코드에 감염된 개인 PC, 이른바 ‘좀비PC’가 공격한 것. 7일 1만8000여개였던 좀비PC는 8일 2만3000여개로 늘어났다. 좀비PC는 숙주PC의 명령을 받아 공격하지만 이번에는 악성코드에 아예 공격 명령어가 심어져 있어 개별 좀비PC가 자동으로 공격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악성코드에 대한 백신이 개발돼도 좀비PC 사용자들이 자신의 PC에 설치해 악성코드를 제거하지 않으면 공격은 계속 돼 방어가 힘든 것이다.

‘7.7 인터넷 대란’으로 온라인업체들의 피해가 예상된다. 특히 국내 최대 오픈마켓 옥션의 경우 7일 오후 6시40분께부터 8일 오후까지 접속 장애를 일으켜 만 하루동안 온라인장사를 못했다. 옥션의 지난해 연간 매출액이 2조7000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이틀간 74억원 이상의 금전적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분석된다. 만약 옥션에 입주한 판매자가 장사를 못한 것에 대해 손해배상을 요구한다면 피해는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