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상원(사진)은 국내 애니메이션 주제곡의 대가다. 유명한 ‘그랜다이저’, 그리고 ‘메칸더 메칸더 메칸더 V’를 외치는 ‘메칸더V’…. 그가 만든 주제곡은 이밖에도 ‘독수리 오형제’ ‘플란다스의 개’ ‘톰소여의 모험’ ‘캔디’ ‘가제트 형사’ ‘알프스 소녀 하이디’ ‘짱가’ ‘축구왕 슛돌이’ 등 수백개를 훌쩍 넘어간다.

그를 둘러싼 풍경 중 하나로는 MBC ‘명랑운동회’가 방송을 막 시작할 무렵의 모습도 빼놓아서는 안된다. 당시 MC 변웅전은 우렁찬 목소리로 “마상원과 그의 악단을 소개합니다”라고 외치곤 했다. 멋진 포즈로 악단을 지휘하던 마상원은 오랫동안 각종 공개방송 프로그램의 악단장으로 동분서주했다.

마상원이 최근 음반 2개를 동시에 내놓아 화제다. 그는 직접 작사 작곡 노래까지한 ‘마상원의 골든디스크’, 그리고 ‘마상원의 무드송’ 등 2종을 출시하고 오랜만에 음악팬들과 만났다.

지난 1975년 창단된 마상원 악단을 20년 이상 꾸려왔던 마상원은 1992년 돌연 종합상사를 차리고 사업가로 활약하면서 그토록 좋아했던 음악일에서 잠시 벗어났다. 2년전 후배 가수 은비의 프로듀서로 이름을 알리면서 음반 활동을 재개했다.

“아직도 곡쓰는 일을 게을리 하지 않아요. 한달에 10곡 정도는 쓰지요. 곡을 하도 많이 쓰다보니 오른손이 말을 잘 안들어 그게 좀 불편하고….”

그는 아직도 오선지 악보에 음표를 그려넣는 다. “세월이 바뀌어 컴퓨터음악이 지배하는 시대가 온 것 같다”면서 자신도 변신을 위해 노력 중이라고 했다.

“작사 작곡가로 활동 중인 아들 관민, 딸 민경과 ‘마 브라더스’라는 팀을 만들었지요. 아들 딸과 함께 앞으로 더욱 많은 일들을 해가게 될 것입니다. 이번 음반에도 아들과 딸의 도움이 가미됐습니다.”

애니메이션 대가에게 요즘 애니메이션 음악에 대한 비평을 부탁했다.

“주제가를 아예 일본 것이나 미국 것을 그대로 들고 오더군요. 그런 음악들은 우리 식과는 거리가 멀어서 아이들이 따라부르지 않아요. 그들의 음악은 우리네 감성을 절대로 자극하지 못합니다.”

15년여전 ‘머털도사’를 끝으로 애니메이션 음악 작업을 중단한 그는 “다시 활동을 시작하여 애니메이션 음악으로 한류붐을 일으키고 싶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조만간 마상원 악단을 다시 재결성해 활발한 연주 활동도 펼쳐가겠다는 각오도 피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