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마이크로소프트(한국MS)가 MSN 메신저의 업그레이드를 강제로 요구해 이용자의 불만을 사고 있다. 특히 업그레이드에 대한 자세한 안내도 없이 무조건 설치하도록 한 데다가 일부 컴퓨터에서는 에러까지 발생해 이용자들이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회사원 김모씨(31·여)는 주변 사람들에게 MSN 메신저의 새 버전을 설치하지 말라고 알리고 있다. 최근 새 버전을 업그레이드했다가 낭패를 당했기 때문이다. 로그인이 됐다 안 됐다 하는가 하면 접속이 되어도 대화창의 글쓰기가 한글이 아니라 영자로 써져 친구와 제대로 대화를 하지 못했다.

김씨는 “업그레이드를 하지 않으면 로그인조차 못하게 해 어쩔 수 없이 새 버전을 설치했지만 여러 에러가 발생해 사흘간 메신저를 못썼다”며 분을 삭이지 못했다.

실제로 한국MS는 지난 15일부터 MSN 윈도우 라이브 8.1, 8.5, 14.0 버전을 사용하고 있는 이용자를 대상으로 ‘윈도우 라이브 2009’를 업그레이드하도록 하고 있다. 이전 버전의 취약한 보안성을 강화하기 위한 것으로 이용자가 업그레이드를 원하지 않으면 로그인이 안되도록 제한했다. 따라서 메신저를 쓰기 위해서는 반드시 업그레이드를 해야 한다.

그러나 이같은 설명없이 업그레이드 여부만 묻고 취소 버튼을 누르면 다시 로그인 창이 떠서 이용자가 할 수 없이 설치하도록 유도한다.

찜찜한 업그레이드를 마치면 또다른 문제가 기다리고 있다. 일부 컴퓨터에서는 로그인이 되지 않고 튕기거나 문자 입력창에 한글을 치면 영자로 쓰여지는 등 에러가 발생하는 것.

이용자를 분통 터뜨리게 하는 것은 또 있다. 문제의 새 버전을 삭제하고 구 버전을 다시 설치하려고 해도 쉽게 찾을 수 없다는 것. MSN 홈페이지를 방문해도 새 버전인 ‘윈도우 라이브 2009’만 있고 예전 버전을 찾을 수 없다.

강남에서 IT업체를 다니는 이모씨(32·여)는 “찾아도 찾아도 없어서 회사 전산팀에 SOS를 쳤더니 구 버전이 있는 개인 블로그 주소를 알려주더라”며 “MS는 이용자 언프렌들리의 최강인 것 같다”고 일침을 놓았다.

이에 대해 한국MS 백수하 이사는 “이번 업그레이드를 보안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으로 이용자 보호 측면이라는 점을 이해해달라”며 “새 버전의 문제점에 대해 보고받지 못해 파악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