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낮병동의 매미들'이 고 장자연 사건을 신랄하게 풍자한다. 

날카로운 사회 풍자로 대학로를 달궜던 '낮병동의 매미들'이 오는 13일부터 내년 1월31일까지 서울 대학로 아리랑 소극장에서 앙코르 공연을 갖는다. 

제목의 낮병동은 낮에만 정신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는 비교적 상태가 양호한 환자들의 병동으로, 정상인도 아니고 정신병자도 아닌 예술가를 의미한다. 17년 동안 유충으로 지내다가 성충이 되어 한 여름만 울고 가는 매미의 특성은 한여름 밤의 꿈을 위해 자신의 모든 인생을 거는 예술가를 뜻한다. 

문학·음악·미술·영화 등 다양한 예술가들이 모여 사는 예술인 아파트는 모든 예술가들의 꿈이다. 하지만 모든 예술표현행위는 예술평가위원회가 지정한 법과 원칙에 따라 철저하게 통제 받는다. 이같은 설정을 통해 반민주적인 정권과 비뚤어진 언론을 풍자한다. 다양한 사회 부조리를 풍자하는데 고 장자연 사건으로 대표되는 비뚤어진 '스폰서' 행태도 고발한다. 고 장자연씨는 외주제작사·언론사·기업체 고위층으로부터 술자리 접대를 강요받고 고통스러워했지만 관련 수사선상에 있던 유력인사 10명은 모두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제작진은 "명예는커녕 권력의 정당성의 근원이 뭔지도 모르는 천한 것들이 권력을 가지고, 그 권력과 돈으로 한 여성 예술가를 윤간하고, 그것도 모자라 죽음으로까지 몰고 간 사회를 상징과 은유를 통해 날카롭게 풍자할 것"이라고 전했다. 

또 민중의 뜻을 거스르는 정치권과 반민주적인 거대 언론, 약자에게 강하고 강자에게 약한 사법권을 신랄하게 비판한다. 무거운 주제지만 풍자와 해학을 더해 심각하기보다는 관객들의 웃음을 유도한다. 

연극배우 이건이 천재 예술가이지만 예술평가위원회에 저항하다 탄압받는 조각가 변신 역, 조영호가 이건이 변신을 따르는 백댄서 허벌 역, 2009 슈퍼모델 출신의 강요조가 '스폰서'에 고통받는 단역배우 역을 맡았다. 

<박은경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