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시상대 맨 윗자리에 서 금메달을 목에 걸며 화려한 '피겨퀸' 대관식을 한 김연아는 1990년 9월5일 경기도 군포에서 태어났다. 

97년 초등학교 1학년 때 부모님을 따라 올림픽공원에서 처음 아이스쇼를 보면서 미래의 피겨퀸은 스케이트와 운명적인 조우를 하게 된다. 

알라딘 아이스쇼를 넋놓고 지켜봤던 어린 연아는 스케이트에 푹 빠졌고, 열심히 해서 국가대표가 되어야겠다고 다짐했다.

어린 연아는 주니어 무대부터 두각을 나타냈다. 

초등 6학년인 2002년 4월 슬로베니아에서 열린 트로피 노비스(13세 미만)에서 첫 세계대회 정상에 오르며 '신동'소리를 들었다. 초등학생이 6가지 점프기술 중 악셀을 제외한 5가지를 뛸 수 있는 건 한국 피겨로서는 처음 있는 일이었다.

중학교 1학년이던 2003년 최연소 국가대표에 발탁된 김연아는 2004년부터 독보적인 자신의 시대를 열어갔다. 

그해 9월 주니어 그랑프리 2차대회에서 금메달을 따 세상을 깜짝 놀라게 했고, 한국팬에게는 '먼 나라 얘기'같던 피겨스케이팅을 더욱 친숙하게 해줬다.
본격적인 시작은 그 이후였다. 

2005년 세계주니어선수권에서 '동갑내기 라이벌' 아사다 마오(일본)에 이어 2위를 하며 세계적인 선수로 발돋움한 김연아는 2006~2007시즌 화려하게 시니어 무대에 입성했다.

첫 단추부터 빛났다.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그랑프리파이널에서 우승하며 성인 무대에서도 김연아의 시대를 열었다. 허리 통증을 딛고 차지한 역전우승이라 금메달은 더욱 값졌다. 

그러나 화려한 조명 뒤에는 말못할 고통도 컸다. 

전용링크가 없어 새벽과 밤늦은 시간에 스케이트를 타야했고, 상상하기조차 힘든 허리와 발목통증을 견뎌야했다. 스케이트를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도 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내가 여기서 이러고 있을 때 나와 경쟁할 다른 선수들은 전용 링크장에서 집중해서 훈련하고 있을텐데…'라며 불안해 했다. 

2007년 3월 세계선수권을 앞두고 김연아는 또 한번 울었다. 

고질적인 허리 통증에 울었다. 부상의 고통을 참아내며 치른 대회. 김연아는 쇼트프로그램에서 1위를 하고도 프리스케팅에서 3위로 밀렸다. 

당시 프리 배경음악이었던 '종달새의 비상'은 지금도 들으면 가슴이 시려온단다.

김연아는 자전 에세이를 통해 '그 때의 아팠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르고 가슴 한구석이 저려온다. 부상으로 가장 힘들었던 시기에 연기했기 때문이다'라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김연아는 '땀의 진실'을 믿었다. 

'땀은 절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는 말을 수없이 되뇌며 훈련 강도를 더욱 높였고, 결국 2008~2009 세계선수권과 지난해 12월 그랑프리파이널에서 우승하며 올림픽에서의 화려한 여왕 대관식을 준비했다. 

그리고 2010년 밴쿠버올림픽. 아이스댄스에 매료돼 스케이트화를 신으며 올림픽을 꿈꿨던 김연아는 마침내 그 꿈을 현실로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