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동원과 선동열, 이들의 전성기 때 명승부를 다룬 영화 <퍼펙트 게임>(가제)이 제작된다. 강우석 감독은 고교야구를 소재로 한 <글러브>(G-Love)를 연출한다. 국내 야구영화 화제작과 기록, 뒷 이야기를 살펴본다.

# 야구영화 화제작
한국영화데이터베이스(KMDb)에서 ‘야구’를 키워드로 검색하면 41편이 나온다. 이 가운데 본격 야구영화는 10여 편이다. <나는 갈매기> <스카우트> <슈퍼스타 감사용> <해가 서쪽에서 뜬다면> <참견은 노~ 사랑은 오예~> <이장호의 외인구단> <내일은 야구왕> <터질듯한 이 가슴을> <영광의 9회말> <고교결전 자! 지그부터야> <사나이의 눈물> 등이다.

<나는 갈매기>(2009·감독 권상준)는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의 선수·팬들을 조명한 다큐멘터리다. <스카우트>(2007·김현석)는 선동열 선수 스카우트, <슈퍼스타 감사용>(2004·김종현)은 전 삼미 슈퍼스타즈의 감사용 선수, (2002·김현석)은 조선 최초의 야구단, <해가 서쪽에서 뜬다면>(1998·이은)은 의경과 여대생으로 만난 뒤 야구심판과 탤런트로 재회한 두 남녀의 이야기를 그렸다.

<참견은 노~ 사랑은 오예~>(1993·김유진)와 <내일은 야구왕>(1982·김정일)은 리틀야구를 다뤘다. <이장호의 외인구단>(1986·이장호)과 <이장호의 외인구단2>(1988·조민희)는 인기 만화 <공포의 외인구단>(이현세)을 영상화했다. <터질듯한 이 가슴을>(1979·이상언)는 일본에서 활약한 장훈 선수, <고교결전 자! 지금부터야>(1977·정인엽)는 교야구, <사나이의 눈물>(1963·감독 김기덕)은 한 야구광의 집념과 아픔을 극화했다.

<퍼펙트 게임>은 최동원과 선동렬의 세 번째 대결을 다룬다. 두 전설적 스타는 마운드 대결을 세 번 가졌다. 1986년 4월과 8월, 1987년 5월, 1987년 5월 16일이다. 첫 시합은 선동열이 1:0, 두 번째 대결에선 최동원이 2:0으로 이겼다. 세 번째 시합은 2:2 무승부로 끝났다. 국내 프로야구 사상 최고의 전설, 동·서 화합을 이끌어낸 명승부로 손꼽히는, 15회 연장전까지 간 사직구장 경기에서 선동렬은 232개, 최동원은 209개의 공을 던졌다.

<퍼펙트 게임>은 <인사동 스캐들>의 박희곤 감독이 연출하고 <번지점프를 하다> 등을 선보인 최낙권 초이스컷 픽처스의 최낙권 대표가 제작한다. 최 대표에 따르면 선동렬과 최동원은 영화화에 대해 동의를 했다. 시나리오 작업은 마무리 단계이다. 유명 배우들 사이에 치열한 출연 경쟁이 전망되고 있다.

최 대표는 “세 번째 시합은 서로 적대적 감정까지 갖고 있던 두 팀의 팬들을 하나로 만들어버린 감동적인 최고의 명승부”라며 “두 최고의 남자가 펼친 그 시간은 스크린에 남겨야 할 가치가 있다”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 “박희곤 감독이 소년체전에 출전한 야구선수 출신이고 CF연출을 통해 익힌 비주얼 감각 또한 뛰어나다”면서 “올 하반기에 크랭크인해 내년 상반기에 개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글러브>(G-LOVE)는 시골의 고교야구부를 배경으로 한물 간 프로야구선수와 여교사, 그리고 고교 야구부원들의 우정과 사랑, 열정을 담는다. ‘글러브’는 야구장비 중 하나인 ‘글러브’를 말하고 영어 부제(‘G-LOVE)의 ‘G’는 ‘Great’와 ‘Give’를 뜻한다. 감동과 희망을 주는 휴먼드라마에 대한 제작의도가 담겨 있다. <이끼>의 정재영과 유선이 다시 호흡을 맞춘다.

# 야구영화 원조
영화연구가 정종화 영화정보센터 대표는 “야구영화가 스포츠영화 가운데 가장 많다”고 말한다. 야구·권투·축구 순이다.

야구영화 효시는 <사나이의 눈물>이다. KMDb에 따르면 패배를 밥 먹듯 하는 팀의 감독(김승호)이 마침내 첫 승리를 거두지만 아내(주증녀)를 잃는다. 국제극장(서울)에서 개봉, 5만 명이 관람하는 등 흥행에 성공했다.

<고교결전 자! 지금부터야>는 고교야구를 다룬 첫 영화다. 하명중·진유영·이동진·강주희 등이 호흡을 맞췄다. 군산상고야구동호회·전북야구협회 등의 협찬을 받았다.

<내일은 야구왕>은 리틀야구 원조다. 송재호·김애경이 성인 주인공을 맡았고, 전 OB베어스의 김영덕 감독을 비롯해 김우열·윤동균·박철순 선수와 ‘리틀구락구’ 쟈이안트 등이 특별출연했다. 포스터에 ‘연소자관람가’로 표기돼 있는데 KMDb와 네이버 영화 등에는 ‘연소자관람불가’ 혹은 ‘청소년 관람불가’로 기록돼 있다.

다큐멘터리 <나는 갈매기>를 비롯해 <스카우트> <슈퍼스타 감사용> <터질듯한 이 가슴을> 등은 실화를 소재로 했다. 이 가운데 원조는 장훈 선수의 이야기를 다룬 <터질듯한 이 가슴을>이다. 장훈 선수 역은 이동진이 맡았고, 김애경·하명중 등이 함께 했다. 정종화 대표는 “원래 제목은 <대타격왕>인데 제목을 바꾼 게 흥행에 역효과를 낳았다”고 밝혔다.

<이장호의 외인구단>은 속편이 제작된 유일한 극영화다. <이장호의 외인구단>이 28만7712명(서울 기준)을 동원한 데 힘입어 <이장호의 외인구단2>도 선보였지만 4만827명이 감상하는 데 그쳤다. 애니메이션 가운데에는 이상무의 인기 만화가 원작인 <독고탁 태양을 향해 던져라>(1983·박시욱) <내 이름은 독고탁>(1984·홍상만) <독고탁 다시 찾은 마운드>(1985·문덕성) 등이 있다.

김현석 감독은 과 <스카우트>, 2편의 야구영화를 내놨다. 최재성은 <이장호의 외인구단> 1·2편에서 ‘까치’ 역을 잇따라 맡았다. 임창정은 <해가 서쪽에서 뜬다면>에서 야구심판, <스카우트>에서 스카우터로 출연, 화제의 키스신도 선보였다.

<해가 서쪽에서 뜬다면>에서 임창정은 고소영과 3만여 명의 관중 앞에서 키스신을 연기했다. <스카우트>에서는 연인(엄지원)의 집 앞에서 가위바위보를 한 뒤 이기는 사람이 상대에게 뽀뽀하는 장면을 선보였다.

<해가 서쪽에서 뜬다면>의 키스신은 1998년 7월말 해태 대 LG의 시합 때 촬영하려고 했다. 관중이 5000여 명밖에 되지 않는 데에다 비가 오는 바람에 연기됐다. 이후 8월초로 일정이 잡혔는데 이 날도 비가 와 연기, 1998년 9월초 LG 대 삼성의 플레이오프 3차전 잠실경기 때 찍었다. 제작진이 의도하지 않았는데 관중 사이에 우뢰와 같은 박수가 터져 나오면서 화제의 키스신이 탄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