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티즈 김여사'가 또다시 화제다.

운전에 미숙한 여자 운전자를 빗댄 이 말은 최근 인천대교 대형 교통사고의 발단이 된 '정차한 마티즈' 운전자가 여자로 알려지면서 또다시 네티즌 사이에서 오르내리고 있다. 하지만 경찰의 사건 조사가 이어지면서 사건 발단은 '마티즈 김여사'에서 '마티즈 CVT(무단변속기)로 옮아가는 모양새다.

사건 당일 마티즈는 이유없이 4차례 이상 정차를 반복하다가 결국 멈춰 섰다. 경찰은 이런 주장을 펼친 여자 운전자 진술의 진위를 따지기 위해 거짓말 탐지기 조사까지 벌였고, 결국 그녀의 손을 들어줬다.

이후 이번 사고를 바라보는 시각은 180도 달라졌다. 네티즌은 2002년 이후 몇차례 CVT 이상으로 리콜됐던 마티즈의 전력을 문제 삼았다. 마티즈의 CVT는 변속기에 이상이 있을 경우 자동으로 시속 40㎞ 이하로 낮아지도록 설계돼 있다. 과열로 인한 엔진 파열을 막기 위한 이 설계는 고속도로에서 대형 인명 사고의 원인될 수 있는 '시한폭탄'이란 주장이다. 엔진은 살리고 생명을 위험에 빠뜨린다는 얘기. 당시 마티즈 CVT의 결함 보고서를 냈던 소비자보호원은 마티즈 CVT가 근본적인 문제가 있으니 생산 중단을 권고했으나, 생산은 멈추지 않았다.

GM대우는 이번 사건에 대해 사고차량은 2004년 6월식으로 리콜 대상인 2003년 1월27일 생산분 이전 차량이 아니기에 책임이 없다는 주장이다. 일리는 있다. 현장에서는 리콜은 하지 않더라도 대우차 정비소에 CVT 문제로 차를 가져오면, 무상으로 고쳐준다. 감동어린 서비스다.

하지만 네티즌의 비판은 식을 줄을 모른다. 마티즈 CVT는 18만대 이상 판매됐고, 2006년까지 5만6000대 정도가 리콜됐다. 나머지 12만여대는 소보원이 권고한 '근본적 문제'를 그대로 지닌 채 아직도 거리를 활보하고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