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권택 감독 전작전(全作展)’이 열린다. 오는 8월 12일부터 10월 3일까지 상암동 DMC단지 내 시네마테크KOFA에서 개최된다. 임 감독의 전작이 공개되는 건 처음인 데에다 최근 디지털 복원을 통해 새롭게 완성된 <만다라>(1981) 등이 최초로 공개돼 뜨거운 주목을 끌 것으로 전망된다.

상영작은 임권택 감독의 연출작 101편 가운데 한국영상자료원에 필름으로 보관돼 있는 70편이다. 감독 스스로 ‘습작 시절’이라고 말하는 1960~70년 작품부터 그를 ‘가장 한국적인 감독’으로 평가받게 한 1980~2000년대 작품까지 ‘임권택의 전모’를 느낄 수 있다.

상영작 중 특히 주목되는 작품은 <만다라>다. 12일 개막식에 이어 최근 디지털 복원으로 새롭게 완성돼 최초로 공개된다. 스크래치 등은 물론 색조 등의 보완작업도 디지털 복원으로 개선돼 주목된다.

<만다라> 외 <두만강아 잘 있거라>(1962) <장안명기 오백화>(1973) <맨발의 눈길>(1976) 등도 복원작업을 거쳐 최초로 공개된다. <두만강아 잘 있거라>는 임권택 감독의 데뷔작으로 지금도 인구에 회자되는 ‘스키장면’이 담겨 있다. <장안명기 오백화> <맨발의 눈길> 등은 그 동안 영사를 할 수 없어서 보존고에만 보관하고 있던 테크니스코프 필름을 복원했다.

임권택 감독은 한국을 대표하는 거장으로 손꼽힌다. 일례로 칸·베를린·베니스 등 이른바 3대 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한국 감독 가운데 가장 많이(7번) 초청받았다. <씨받이>(1986) <춘향뎐>(2000) <취화선>(2002)으로 한국영화 3대 국제영화제 최초 초청, 본상 수상 기록을 세웠고, 베를린국제영화제로부터 아시아 영화인 가운데 최초로 명예황금곰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하지만 전작(全作)을 공개한다는 것은 감독 본인에게는 난감한 일이다. 특히 언제나 현역이길 바라며, 과거의 작품을 부끄러워하는 감독에게는 더욱 그렇다. 하지만 후대 영화팬들과 비평가들에게는 한 감독이 거장이 되어가는 과정을 체험할 수 있는 귀중하고도 즐거운 경험이 될 것이다.

영화 상영과 함께 다양한 부대행사도 마련된다. 회고전 기간 중 임권택 감독은 세 번의 행사를 통해 관객과의 만남을 가진다. 8월 21일과 28일, 9월 11일에는 <서편제>(1991) <축제>(1996) <짝코>(1980)를 상영한 뒤 김홍준·정성일·허문영의 진행으로 ‘임권택이 임권택을 말하다’가 진행되고, 영화평론가 정성일·김영진·허문영, 영화감독 김홍준·오승욱 등 임권택 감독의 열렬한 추앙자임을 자처하는 이들의 ‘임권택에 대해 말하다’가 10여 차례 진행된다. 임권택 감독의 영화세계를 스크린 위에 구현하는 배우들이 함께 하는 자리도 준비된다.

한국영상자료원이 전작전을 마련한 것은 故 이만희·김기영·유현목 감독에 이어 이번이 네 번째이다. 모든 상영과 행사는 무료로 즐길 수 있다. 자세한 상영작 소개 및 일정은 영상자료원 홈페이지(www.koreafilm.or.kr/cinema)에서 확인할 수 있다. 문의 (02)3153-2076~7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