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스타일은 김남길 같은 짐승남! 워터파크서 민낯인 내게 ‘중전마마~’라 불러 민망!”

‘단아 인현’ 박하선의 속에는 짐승남을 향한 염원이 꿈틀댔고, 여리지만 여성을 담은 외양은 당당한 중전(인현왕후)의 위엄에서 아직 빠져나오지 못했다. 

MBC 월화극 ‘동이’에서 극중 인현왕후 역을 맡아 타이틀롤 한효주(동이)를 비롯해 지진희(숙종), 이소연(희빈)과 호흡을 맞춘 박하선은 최근 안타깝게 죽음을 맞았다. 중전으로서 왕실을 위해 아무런 내색없이 묵묵히 고난을 감내했던 인현왕후는 여전히 박하선에게서 오버랩됐다. 그러나 TV에서 빠져나온 그녀는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보통의 여자와 다르지 않았다. 

박하선은 스포츠칸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이상형을 “잘생긴 꽃미남보다는 남자다우면서도 위트가 있는 짐승남 같은 스타일”이라고 밝혔다. 이어 배우 김남길에게 큰 관심을 보이며 “병역의 의무 때문에 지금 당장은 함께 할 수 없겠지만 소집해제가 끝날 때 쯤 한 작품에서 만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해야겠다”고 애교섞인 의욕을 불태우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 

그렇다고 갓 입대한 김남길을 오매불망 기다릴 수는 없는 일이다. 드라마에 올인하느라 쉴 시간도 없었던 박하선은 드라마 하차와 함께 얻은 황금 휴가를 친구들과의 워터파크 여행으로 달래고자 했다. 그런데 친구들과 찾은 워터파크에서 한 커플이 ‘중전마마~’라고 불러서 깜짝 놀랐던 것. 인기를 실감하는 순간이었지만 중전의 위엄을 갖추려해도 화장기없는 민낯의 얼굴은 부끄러움에 금방 발갛게 달아올랐다.

이렇게 낯뜨거운 상황을 겪고나니, 촬영장에서 혼신을 다하는 동료에 대한 미안함이 더 커졌다.

“아직 ‘동이’를 끝냈다는 것이 실감이 나지 않았어요. 오히려 아쉬움이 더 크죠. 촬영이 끝난 후에도 연락을 주고받고 있는데 가끔 ‘하선이는 좋겠다’ ‘혼자서 발뻗고 자니 좋니?’ 등 부러움이 가득한 문자를 받게되요. 때문에 마치 전쟁터에서 전우들만 버리고 나혼자 도망나온 것 같아서 마음이 무겁고 미안한 마음에 몸둘 바를 모르겠어요.”

‘동이’ 출연배우들은 연일 계속되는 촬영 때문에 고생이 많지만 그만큼 배우들끼리는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때문에 박하선은 ‘동이’를 통해 얻은 것 중 첫 손에 꼽는 것이 ‘사람’이다. 이어 ‘단아 인현’이라는 애칭을 붙여준 시청자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내가 한 것보다 더 큰 호응을 해주셔서 정말 힘이 됐어요. 연말 시상식에서 시청자들에게 영광을 돌리는 것을 잘 이해하지 못했는데, 이번 기회에 확실하게 깨달았죠.”

박하선은 ‘경성스캔들’과 ‘왕과 나’에 이어 ‘동이’를 통해 다시한번 ‘한복이 잘 어울리는 배우’로 각인됐다. 또 아직 20대임에도 불구하고 단아하면서도 강인한 인현왕후를 훌륭하게 소화해 연기의 폭이 넓다는 것도 증명했다. 때문에 평소 좋아했던 사극을 ‘홈그라운드’라고 말하면서도 ‘동이’ 이후 당분간 현대물을 선택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