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컵에 출전 중인 유병수(인천)가 지난 14일 호주와 조별리그 2차전에 후반 교체로 들어갔다 재교체된 데 대해 자신을 한탄하는 글을 올렸다가 이것이 조광래 감독에 대한 ‘항명’으로 비춰져 곤욕을 치렀다.

유병수는 17일 자신의 미니홈피 메인 화면에 “진짜 할 맛 안난다. 90분도 아니고 20분 만에 내가 가지고 이룬 모든 것이 날아가 버렸다”는 글을 남겼다.

이를 확인한 언론이 이날 앞다퉈 ‘유병수, 조광래 감독에 항명’이라는 제목으로 온라인에 보도하면서 논란이 커지자, 유병수는 곧바로 글을 내렸다.

이날 인도전을 앞두고 카타르 도하의 메인미디어센터에서 공식 기자회견을 갖고 숙소로 돌아가던 조광래 감독은 한 기자가 이같은 소식을 전하자 안타까움과 불쾌감을 숨기지 못했다.

유병수에 대해 얘기를 꺼내려하자 “이제 병수 얘기는 그만 좀 해라”며 웃어 넘긴 조 감독은 뒤이어 ‘항명 보도’에 대한 말을 전해듣고는 순간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유병수 본인의 뜻과는 상관없이 단순히 ‘항명’으로만 전해들은 조 감독은 “유병수는 개인적으로 많이 기대했던 선수다. 하지만 호주전에서 박지성, 이청용 등 처음부터 계속 뛴 선수들은 힘든 상황에서도 열심히 뛰는데 유병수는 만족스러운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는 좀 더 잘하겠다는 뜻이 아니겠냐, 그렇게 받아들이고 싶다”고 애써 마음을 억누르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유병수의 글은 ‘항명’으로 해석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보는 시각에 따라 오해를 불러 일으킬 수도 있는 신중치 못한 내용이지만 자기 자신에 대한 불만과 탄식으로 보여진다.

유병수도 자신이 올린 글이 삽시간에 인터넷에 퍼지면서 파장이 커지자 해명을 글을 올렸고, 언론 보도에 대한 불만을 표시했다.

유병수는 두 번째 올린 글에서 “그냥 나 자신한테 너무 화가 났고, 감독님께 대해 절대 불만이 없는데 오해 없으시길 바랍니다”라며 “저는 감독님께 항명한 적도 없습니다. 기자분 기사를 쓰시려면 정확한 사실을 가지고 쓰셔야지 추측을 바탕으로 쓰시지 말아주세요”라고 항명이 아님을 강조했다.

지난 K리그 득점왕에 올라 어렵게 태극마크를 단 유병수로서는 본의든 아니든 홈피 글이 한바탕 소동을 일으키는 바람에 이날 하루 마음고생이 심했다.

대표팀 관계자는 “유병수가 조 감독을 찾아 ‘제 자신에 대한 답답한 마음이 커 그 마음을 두서없이 올렸는데 이렇게 확대될 줄은 몰랐다’고 사죄했고, 조 감독은 ‘괜찮다. 그런 거 신경쓰지 말고 운동이나 열심히 해라’고 격려했다고 전했다. 　

한편 유병수는 지난 14일 2011 아시안컵 조별리그 호주와 2차전 후반 24분 지동원과 교체로 그라운드를 밟았으나 이렇다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해 경기 막판 윤빛가람과 다시 교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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