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트를 쥐어야 하는 손목에 수갑이 채워졌다. 만취한 입에서 봐달라고 호소하는 장면은 한국인 메이저리거의 모습과 거리가 멀었다.

음주운전 혐의로 미국 현지 경찰에 입건된 추신수(29·클리블랜드)의 체포 동영상이 텔레비전과 인터넷을 통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미국 FOX 8 뉴스는 추신수가 지난 2일(이하 한국시간) 경찰에게 음주운전으로 체포되는 동영상을 편집, 사건 경위 등을 덧붙여 5일 보도했다. 비슷한 시간 인터넷에선 이보다 긴 동영상이 전세계 네티즌 사이를 파고 들었다. 이번 동영상은 오하이오주 셰필드레이크 경찰이 현지시간으로 2일 새벽 2시27분부터 3시4분까지 37분간 찍은 동영상을 편집해 언론에 배포한 것이다.

동영상에서 추신수가 모는 2007년형 흰색 캐딜락 스포츠유틸리티 차량은 비틀거리며 중앙선과 갓길을 침범한다. 이를 수상하게 여긴 경찰의 지시에 따라 추신수가 차를 세운다. 이어 그는 경찰의 명령에 따라 차선 위 똑바로 걷기, 한 발로 서서 균형 잡기, 오른손과 왼손으로 코 잡기 등 DUI(Driving under the influence) 테스트를 받는다.

추신수는 테스트에서 비틀거린데다 좌우도 혼동하는 등 취한 모습이 역력했다. 경찰은 그에게 뒤를 돌라고 한 뒤 쇠고랑을 채우고는 음주운전 혐의로 체포한다고 알렸다.

체포 이후 추신수의 발언도 문제였다.

경찰차에 동승한 그는 경찰에게 “Sir”라는 존칭어를 계속 붙인 뒤 “내가 만약 한국으로 돌아가면 이 곳에 돌아오지 못할 거다. 여기서 내 삶이 끝난다. 이 곳도 전혀 모르고 다시 돌아올 일도 없다”라고 호소했다. 이어 “뭘 원하는가? 당신이 원하는 것은 뭐든”이라는 말을 반복, 경찰 매수 제스처까지 취했다.

혈중 알코올 농도 0.201%로 현지 법정 기준치 0.08％를 두 배 이상 초과해 체포된 추신수는 6일 오후 셰필드레이크 법원에서 재판을 받을 예정이다.

한편, 추신수는 이날 오클랜드와의 원정 경기에서 3번 타자 우익수로 출전했으나 어지러운 마음을 정리하지 못한 듯 2타수 무안타 2볼넷으로 경기를 마쳤다. 이틀 연속 무안타에 그치며 시즌 타율도 2할3푼6리까지 내려갔다. 소속팀도 1-3으로 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