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LG(잠실)

4-4로 맞선 8회초 LG 공격. 5번 이병규가 두산 2루수 오재원의 송구 실책으로 출루하며 무사 1루를 만들었다. 두산이 왼손투수 이혜천을 내리고 사이드암 고창성을 올리면서 LG 6번 조인성에 돌아온 사인은 희생번트. 그러나 순식간에 볼카운트 2-0가 되며 번트 시기를 놓쳤다. 전화위복이었다. 조인성은 중전안타로 무사 1·2루로 찬스를 키웠다. 여기에 다음타자 정성훈의 3루 앞 희생번트로 1사 2·3루. 서동욱이 몸에 맞는 볼로 출루해 만루를 만든 LG는 이 찬스에서 무려 8점을 몰아냈다.

◇넥센-KIA(목동)

넥센은 선발 문성현의 호투와 장기영의 1회말 솔로홈런으로 만들어진 1-0 리드를 지켜나갔다. 하지만 안심할 수 없었다. 7회말 송지만과 김민성이 안타와 볼넷으로 출루해 만든 2사 2·3루 찬스에서 김민우의 적시타가 터져 주자를 모두 홈으로 불러들였다. 팽팽하던 경기 흐름이 넥센 쪽으로 기우는 순간이었다. 넥센은 8회 작년 구원왕 손승락, 9회 올해 세이브 1위 송신영을 연이어 투입하며 뒷문을 확실히 닫았다.

◇한화-SK(대전)

한화 한대화 감독은 경기 전 “SK와 경기할 때는 선발이 선취점을 주면 뒤집기가 힘들다”고 말했다. 현재 한화 공격력이 비교적 약하고, SK 불펜은 강력하다는 뜻이다. 한화는 3연전 내내 1회초 실점했다. 이날도 1사후 1루수 김강의 실책으로 주자를 내보낸 뒤 내야안타와 이호준에게 적시타, 6번 최동수에게 3점포를 맞고 1회에 4점을 먼저 줬다. SK 선발 매그레인이 2.2이닝만에 강판되고 한화는 두 명의 이승호를 상대로 3-4까지 쫓아갔지만 거기까지였다. 추가 득점 없이 9회에는 불펜투수 오넬리와 송창식이 무너져 5점을 더 내주고 대패했다.

◇롯데-삼성(사직)

불펜진의 활약에서 승부가 갈렸다. 1-0의 살얼음판 삼성 리드가 이어지던 7회부터 양팀 필승계투진이 투입되면서 팽팽한 줄다리기가 이어졌고, 힘겨루기에서 웃은 건 삼성이었다. 9회 등판한 롯데 마무리 김사율이 난조를 보이면서 선두타자 배영섭에게 중전안타를 허용했고, 이어 채태인에게 볼넷을 내줘 위기를 자초했다. 계속된 1사 1·3루에서 가코에게 2타점 적시타를 허용하면서 경기 분위기가 넘어갔다. 김사율을 구원한 허준혁(56번)도 연속 볼넷과 연속 적시타를 맞아 4실점, 경기를 그대로 내주고 말았다. 양승호 감독은 “중간에 나온 투수들이 집중력이 떨어졌다”고 아쉬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