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다호> <굿 윌 헌팅> <엘리펀트> 등으로 평단과 관객으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아온 미국 감독 구스 반 산트가 신작 <레스트리스(Restless)>를 내놓았다.
<레스트리스>는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한 소년의 이야기다. 동시에 죽음을 앞두고도 순수하고 열정적으로 사랑을 하는 한 소녀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10대 소년 ‘에녹’(헨리 호퍼)은 교통사고로 부모님을 잃고 자신도 혼수상태에서 죽음을 경험한 뒤 기적적으로 살아난다. 에녹에게는 죽음의 문턱에서 만난 유령 ‘히로시’(카세 료)가 유일한 친구다. 일장기가 붙어 있는 군복을 입고 있는 히로시는 2차대전 당시 일본의 자살특공대인 ‘가미카제’ 대원이었다.
시간이 지나도 부모의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에녹은 모르는 사람들의 장례식장을 돌아다니며 죽음에 집착한다. 그러던 어느날, 한 장례식장에서 비슷한 또래의 소녀 ‘애나벨’(미아 와시코브스카)을 만나 호감을 갖게 된다. 하지만 애나벨은 암 말기로 3개월의 시한부 삶을 선고받은 상태.
에녹은 애나벨이 곧 죽을 거란 사실을 알면서도 다가가기를 멈추지 않고, 둘은 이내 사랑에 빠진다. 그러나 이별의 순간이 다가올수록 에녹은 사랑하는 사람을 잃어야 하는 고통에 몸부림친다.
죽음이란 주제가 처음부터 끝까지 깔려 있어 다소 우울하지만, 영화는 동시에 밝고 따뜻한 정서를 품고 있다. 죽음을 경험한 소년과 죽음을 앞둔 소녀가 피워내는 사랑은 그 어떤 영화들에서보다 더 상큼하고 아름답게 그려진다.
이 영화는 올해 칸영화제의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 초청됐다. 오는 27일 개봉 예정이며, 12세 이상이면 관람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