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센트럴파크 동물원의 인기 스타였던 사자 알렉스(벤 스틸러), 얼룩말 마티(크리스 록), 기린 멜먼(데이빗 쉼머) 하마 글로리아(제이다 핀켓 스미스) 그리고 수다장이 펭귄들. <슈렉>을 잇는 드림웍스의 대박 애니메이션 <마다가스카> 시리즈는 정통 ‘뉴요커’였던 이 동물들이 고향인 뉴욕을 떠나 1편엔 마다가스카 섬으로, 2편엔 광활한 아프리카 대륙으로 떠났던 흥미진진한 모험기였다.

그리고 2012년 선보이는 <마다가스카 3: 이번엔 서커스다!>는 모나코의 몬테카를로에서 런던, 로마 그리고 다시 뉴욕까지 마일리지 제대로 쌓이는 세 번째 여행을 떠난다. 실사와의 차이를 좁히는 포토리얼리즘적 열망이 컴퓨터그래픽의 한 방향이라면 <마다가스카3>는 자신의 기술력을 상상의 한계를 깨부수는데 사용한다. 그 상상력이 제대로 폭발하는 공간은 바로 이들이 얼떨결에 합류하게 되는 서커스의 세계. “<태양의 서커스>가 동물을 제외시킨 첫 서커스였다면 <마다가스카>의 서커스는 인간을 제외시킨 첫 서커스로 만들고 싶었다”는 공동 감독 톰 맥그라스의 말처럼 사자와 재규어가 손잡고 공중그네를 타고, 얼룩말이 하늘을 나는 서커스 장면들은 물리력 너머의 짜릿한 세계를 경험하게 만든다. 특히 3편에 새롭게 등장한 두 마리의 캐릭터는 기존의 캐릭터와 대결 혹은 애정관계로 엮이며 시리즈에 새로운 긴장감과 재미를 만들어 낸다.

■사자 알렉스 vs 호랑이 비탈리

액면만 놓고 보면 밀림의 왕좌를 놓고 싸울 사자와 호랑이의 대결이다. 그러나 호기심 많은 소년 같은 알렉스와 고뇌하는 터프가이 비탈리는 우연한 만남을 통해 서로의 성장을 돕고 잃어버린 꿈을 복원한다. 특히 좁은 불 원반을 통과하는 묘기에 좌절하던 비탈리 앞에 화재의 위험이 있는 올리브유가 아니라 헤어 린스의 활용도를 알려주는 진짜 친구는 바로 사자 알렉스다.

■여우 원숭이 킹 줄리엔 vs 곰 아가씨 소냐

사람의 사랑엔 국경도 나이도 필요없다. 그리고 동물의 사랑엔 종도 크기도 상관없다. 손바닥 만한 여우원숭이 킹 줄리엔은 남산 만한 곰 아가씨 소냐를 보는 순간, 첫 눈에 반한다. 기쁨도 슬픔도 단 한가지 표정으로만 표현하는 과묵한 소냐와 시종일관 바쁘게 돌아다니고 시끄럽게 떠드는 킹 줄리엔은 어쩌면 천생연분일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