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분들이 그러세요. <슈퍼스타>를 찍으면서 굉장히 밝아졌다고. 사실 지난 드라마 할 때 정말 힘들었거든요. 감독님도 관계자분들도 저를 너무 조심스럽고 무거운 사람이라고 생각하셨데요. 요즘은 정말 행복해요.”

지난 해 김래원은 참 많이도 울었다. 제대 후 첫 드라마로 김수현 작가의 <천일의 약속>을 선택해 알츠하이머에 걸린 여자(수애)의 곁을 지키며 쏟아 낼 수 있는 눈물은 다 쏟아 냈을 것이다. 그런 김래원이 스크린 복귀작으로 웃음이 넘치는 휴먼 드라마 <슈퍼스타>를 선택한 것은 당연한 수순인지도 모르겠다.

TV 오디션 프로그램을 배경으로 한 영화 <슈퍼스타>에서 김래원은 야망으로 가득찬 뮤지컬 음악감독을 연기한다.

‘마음은 일류를 꿈꾸지만 현실은 삼류를 전전하는’ 음악감독 유일한(김래원)은 최종 우승자에게는 브로드웨이 진출 기회까지 주어지는 초대형 오디션 프로그램에 참여 한다. 아역 배우와 음악 감독이 멘티와 멘토로 한 팀을 이루는 이 프로그램에서 일한은 다문화가정의 소년 영광(지대한)과 파트너가 된다. 필리핀 출신의 엄마와 단 둘이 살아가는 영광은 노래 할 때가 가장 행복한 아이. 그러나 <조선의 왕, 정조>라는 사극 뮤지컬의 주인공을 뽑는 상황에서 누가 봐도 외국인인 영광의 피부색은 너무나도 큰 걸림돌이다. 이날 현장에서 짧게 공개된 촬영 영상에는 자신도 아빠 없이 컸다며 위로하는 일한에게 영광은 뼈 아픈 한 마디를 던진다.

“달라요. 감독님은 아빠가 없어도 한국 사람이잖아요. 나는 아빠가 있어야 한국 사람이에요.”

“가자 브로드웨이!” 21일 양수리 남양주종합촬영소 5번 스튜디오에서는 일한(김래원)이 동료 희석과 일성으로부터 오디션 예선 합격소식을 전해듣는 장면을 촬영 중이었다. 드라마 <파스타>로 알려진 배우 이성민은 한 때 큰 작품에 손댔지만 실패하고 지금은 <썬더맨>이라는 어린이 뮤지컬을 만들어 생계를 유지하는 제작자 희석으로, 영화 <내 아내의 모든 것>, SBS <러닝맨> 등 연기와 예능을 오가며 바쁜 활동을 보여주고 있는 이광수는 ‘썬더맨’ 일성으로 출연한다. 이광수는 “욕심과 열정이 많은데 주변에서 인정해주지도 사실 능력도 안 되는 배우의 비애와 슬픔 그리고 진심을 보여줄 예정”이라며 자신의 역할을 설명한다.

“출세의 길이 점점 좁아지는 한국의 상황에서 많은 이들에게 너른 기회를 부여하는 ‘오디션’이라는 설정이 흥미로웠다”고 말하는 김성훈 감독은 미국 캘리포니아주 아트센터디자인대학에서 영화를 전공했고 <슈퍼스타>가 데뷔작이다. 또한 김래원과 함께 <슈퍼스타>의 큰 축을 담당하는 영광역의 지대한 군은 실제 스리랑카 출신의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소년이다.

“춤과 노래 쪽에 이미 훈련되고 능력이 있는 아이를 선택해야 하나 고민이 많았다”는 김성훈 감독은 결국 “실제 다문화 가정에서 태어난 아이를 찾아 나머지 부분은 채워나가는 방식”을 택했다. 김 감독은 주인공을 찾기 위해 20개 정도의 센터를 방문했는데 그 중 첫 번째 센터에서 지대한 군을 만났다. “보자마자 인상이 너무 좋아서 저 정도 되는 아이를 찾아보자고 계속 다녔는데 결국 다시 원점으로 돌아와 선택하게 되었고” 캐스팅이 결정된 이후 대한군은 지난 1년간 발레와 춤 노래 등 눈물이 날만큼 혹독한 트레이닝 과정을 거쳤다.

큰 눈에 수줍은 미소가 사랑스러운 이 소년은 아직 기자들 앞에서의 인터뷰도 카메라 플래쉬도 어색한 듯 보였다. 촬영 내내 김래원의 품을 떠나지 않고 안겨있던 대한군은 정작 ‘누가 제일 좋냐’는 기자의 질문에는 “(제일 잘 놀아주는) 광수형이 제일 좋다”며 김래원의 마음을 섭섭하게 만들기도 했다.

CJ엔터테인먼트가 32억 예산으로 제작하는 <슈퍼스타>는 현재 총 56회차 촬영중 41회차 촬영을 마친 상태로 올 가을 개봉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