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봉길~김봉길. 할 수 있어. 인천.”

서포터스 ‘미추홀 보이즈’의 함성은 경기 시작 전부터 대단했다. 인천 유나이티드 선수들도 26일 제주와의 K리그 30라운드를 앞두고 포옹을 나누며 전의를 불태웠다. ‘꼴찌의 기적’을 완성하려는 인천은 마지막 시험을 앞두고 결의에 차 있었다.

올 시즌 코치에서 감독대행을 거쳐 사령탑에 오른 김봉김 감독도 긴장과 설렘 속에 마지막 결전을 기다리고 있었다. 앞선 전북전에서 퇴장을 당해 벤치에 앉을 수 없는 김 감독은 “선수들을 믿고 기다려보겠다”고 했다.

인천은 불과 2개월여 전까지만해도 K리그 꼴찌였다. 허정무 감독이 성적부진으로 중도사퇴하고 구단은 재정 악화로 임금이 체불되는 등 힘겨운 전반기를 보냈다.

그러나 김봉길 감독과 선수들은 포기하지 않고 팀을 재정비했고 팀 창단 후 최다인 5연승을 달렸다. 이번 제주전만 이기면 상위리그 진출을 확정지을 수 있었다. 인천축구전용구장엔 개막전 이후 최다인 1만4303명의 관중이 입장해 홈팀의 8강행을 기원했다. 경기 중간에는 파도타기 응원까지 나왔다.

그러나 선수단의 꿈과 관중의 바람은 아쉽게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선수들의 승리에 대한 열정은 컸지만 결국 골을 넣지 못하고 0-0으로 비겼다. 최근 원정경기 10연속 무승(6무4패)으로 부진한 제주를 맞아 총공격을 펼쳤지만 마지막 마무리를 짓지 못했다. 인천 선수들은 종료 휘슬이 울리자 아쉬움에 모두 그라운드에 드러누워버렸다.

김봉길 감독은 경기 후 “승리는 못했지만 최하위에 있던 팀을 9위까지 올린 선수들의 불꽃같은 투혼에 찬사를 보내고 싶다”고 말했다.

아쉬움 가득한 절반의 성공이었다. 인천은 새로운 미래를 기약했다.

김 감독은 “아쉬움은 있지만 결과는 받아들이고 하위리그에서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오늘 시민들이 응원을 많이 해줬다. 인천시도 구단도 여러모로 어렵지만 선수들이 앞으로 좋은 경기를 해서 용기를 주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