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있나, ML?’

한화 류현진(25)이 미국 진출을 향한 혼신의 투구를 펼쳤다.

류현진은 6일 대전 롯데전에서 선발로 등판해 8이닝 6안타 3볼넷 9삼진으로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올시즌 최다 투구수인 132개의 공을 뿌리며 8회까지 롯데 타선에 단 한 점도 내주지 않고 마운드를 지켰다. 이날 피칭으로 방어율은 2.87까지 떨어지며 2점대 방어율을 기록했다.

이날 대전구장은 10개 팀의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이 모였다. 시카고, 텍사스, 캔자스시티, 볼티모어, LA, 디트로이트, 클리블랜드, 뉴욕, 보스턴 등의 10개 팀이 모두 류현진을 보기 위해 모였다. 지난달 31일 광주 KIA전에서 7개 구단 스카우트들이 찾은 이후 더 많은 구단과 관계자들이 대전구장을 찾았다. 이들은 스피드건과 카메라 등을 들고 류현진의 공 하나하나에 관심을 기울였다.

지난 시즌 후 류현진은 메이저리그의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와 계약을 맺었다. 사인도 영어로 바꾸며 메이저리그 진출에 대한 의지를 에둘러 표현했다. 급기야 지난 2일 류현진은 “메이저리그에 꼭 보내주셨으면 좋겠다”며 미국행을 향한 열망을 드러냈다.

류현진이 메이저리그 진출 의지를 본격적으로 밝히면서 각양각색의 반응이 일어났다. 많은 전문가들은 그의 성공 가능성에 대해 점쳤다. 한화 구단은 류현진의 구체적으로 논의한 부분이 없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드러냈다.

메이저리그 진출 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류현진은 이날 그야말로 ‘온 힘을 다해’ 던졌다.

1회 3타자를 삼자범퇴로 처리하며 좋은 출발을 한 류현진은 2회 2사 만루의 위기를 맞았으나 점수를 내주지 않았다. 3회 볼넷을 2개 주긴 했지만 역시 실점은 없었고 4회부터는 본격적으로 삼진을 잡기 시작했다.

8회에는 2사 1루에서 홍성흔을 삼진으로 돌려세운 뒤 송진우 투수코치가 올라왔다. 코치는 마운드에서 내려왔지만 류현진은 그대로 마운드를 지켰고 올시즌 그의 최다 투구수인 129개를 넘겼다. 하지만 8회 최고 구속 151㎞를 찍을 만큼 힘은 떨어지지 않았고 마지막 타자 황재균까지 삼진으로 잡으며 제 역할을 끝냈다.

경기 후 류현진은 “점수를 안 줘야한다는 생각 뿐이었다. 이겨서 다행이다. 남은 3승을 빨리하고 싶다”며 10승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부담감은 없었다. 그는 “이겨서 잘 보였으면 싶었다”며 짤막하게 말한 뒤 ‘진척이 됐으면 하나’는 물음에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날 방어율이 2점대로 떨어졌다는 말에 “이제 더 이상 올라가면 안 된다”라고 말했다.

이밖에도 류현진은 1200탈삼진 기록도 함께 세웠다. 한국프로야구 역사상 14번째 기록이다. 그는 “앞으로도 열심히 던지겠습니다”라며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