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앞의 일을 모르는 인생. 두산 오른손투수 노경은(28)도 그랬다. 지난 4월 시즌 개막을 맞을 때만 해도 올해 완봉승을 하리라곤 꿈꾸기조차 어려웠다.

노경은은 지난해처럼 불펜에서 시즌을 맞았다. 6월초 오른손 선발요원 임태훈이 부상으로 엔트리에서 빠지는 일만 없었어도 지금까지 불펜 승리조에서 뛰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당시만 해도 임시 선발로 불렸던 보직 전환은 노경은 야구인생에 큰 반전이 됐다.

슬그머니 선발자리를 꿰찬 뒤 마운드에 오르기를 몇 차례. 노경은은 2003년 두산 유니폼을 입은 뒤 처음으로 완봉승을 거뒀다.

노경은은 6일 잠실 넥센전에서 선발로 나와 9이닝 동안 삼진 4개를 잡아내며 5안타에 볼넷 1개로 무실점 피칭을 해냈다. 노경은의 역투 속에 두산은 1회 최준석과 양의지의 적시타로 2점을 걷어들인 흐름을 그대로 끌고가 4-0으로 완승했다.

시속 150㎞를 넘나드는 강속구를 던지면서도 제구가 마이너스 요인이던 노경은. 노경은은 선발 변신 뒤 제구 불안까지 씻어내고 있다. 이날도 8회 지재욱에게 볼넷을 내줄 때까지 걸어서는 한 차례도 1루를 밟게 하지 않았다. 시속 151㎞까지 찍은 강속구는 그대로 유지했다.

노경은은 또 4-0이던 8회 무사 1·2루로 몰리고도 김민성과 서건창을 중견수 플라이로 잡아내고 장기영을 1루 땅볼로 잡아내 무실점으로 이닝을 넘기는 등 숙련된 위기관리 능력을 보였다.

노경은은 시즌 8승(6패)째를 거두며 데뷔 첫 10승 고지를 밟을 발판도 마련했다. 두산은 남은 시즌 22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노경은은 4차례 전후로 선발 등판 기회를 더 얻을 것으로 보인다.

노경은은 경기 뒤 “최대한 점수를 주지 않으려고 했는데 다른 것보다 볼넷을 주지 않는 데 주력했다”며 “경기 하면서 다른 날보다 느낌이 좋았다”고 말했다.

대전에서는 한화가 롯데를 2-0으로 꺾었다. 한화 4번 김태균은 전날 끝내기 안타를 때린 데 이어 1회 이용훈을 상대로 솔로 홈런을 뽑아내는 등 2경기 연속 결승타를 뽑아냈다. 롯데는 선발 투수 이용훈이 1.2이닝만에 무너진데다 타선도 침묵해 3연승을 이어가지 못했다.

광주에서는 KIA가 SK에 2-0으로 승리하고 홈 4연패를 끊었다. 차일목은 6회 쐐기 적시타를 날리는 등 4타수 2안타 1타점을 기록했고, 이용규도 3타수 2안타 1볼넷으로 1번타자 역할을 다해냈다. SK 선발 채병용은 5.1이닝 2실점으로 호투했으나 타선의 지원을 받지 못해 패전투수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