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12년째를 맞은 게임올림픽 ‘WCG(월드사이버게임즈) 2012’ 그랜드파이널이 나흘간의 열전을 마치고 2일 중국 쿤산 컨벤션센터에서 막을 내렸다.

세계 40여개 국 500여 명의 게이머들이 ‘스타크래프트2’ ‘크로스파이어’ 등 5개의 정식 종목과 ‘월드 오브 탱크’ ‘카운터스트라이크 온라인’ 등 4개 프로모션 종목에서 자국의 명예를 걸고 뜨거운 경쟁을 펼쳤다. 이번 대회는 규모와 내용 모두에서 큰 성공을 거두며 WCG 재도약의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지난해 ‘e스포츠 종주국’을 자부하는 한국에서 그랜드파이널을 개최했음에도 예상을 밑도는 흥행 부진에 위축됐던 주최측은 1년 만에 반전된 상황에 더욱 규모를 늘린 내년 대회의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

먼저 2009년 청두 대회 이후 3년 만에 중국에서 열린 이번 그랜드파이널은 관객 면에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개막일인 11월 29일 2만여 명의 관중을 유치하며 성황을 이룬 데 이어 주말 이틀간에는 각각 개막일의 두 배 이상의 관중을 유인했다. 총 유료 입장객은 11만여 명. 입장객이 너무나 많아 안전사고의 위험이 있다고 판단한 쿤산시 공안 당국이 관객의 유입을 통제했다가 풀어줄 정도로 성황이었다.

쿤산시에 거주하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쿤산과 가까운 상하이와 쑤저우, 난징 등에서 주말을 맞아 청소년들이 대거 경기장을 찾은 것으로 주최측은 보고 있다.

게임쇼를 연상시킬 만큼 획기적으로 달라진 경기장도 대회 성공에 한 몫했다.

지난해보다 확충된 전시 공간을 확보한 WCG는 올해 독특한 프로모션을 도입했다. 현장에 공식 종목으로 선정된 게임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부스를 마련한 것이다. WCG 이수은 대표는 “WCG 그랜드파이널에 종목사가 직접 참가한 적은 처음이다”라며 “올해는 운 좋게도 넥슨과 워게이밍, 밸브 등의 종목사들이 부스 운영에 대해 과감한 결정을 내려서 이러한 이벤트를 진행할 수 있게 되었다”라고 밝혔다.

실제로 대회가 열린 쿤산 컨벤션센터 내에 마련된 각 부스는 현장을 방문해 게임을 즐기는 관객들의 열기로 뜨거웠다. 부스마다 게임 시연을 기다리는 참가자들이 줄을 서서 입장을 기다렸으며, 다양한 이벤트가 열릴 때마다 통행이 어려울 정도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현장에 부스를 마련한 넥슨, 네오위즈게임즈 관계자는 “선수들이 대결을 펼치던 게임을 현장에서 바로 플레이할 수 있다는 점이 팬들에게 가장 큰 매력으로 다가가는 것 같다”며 “게임사들로서는 상당히 매력적인 프로모션이 아닐 수 없다”고 입을 모았다.

WCG 관계자도 “사실 이전에도 하드웨어 업체 위주로 부대 행사를 진행한 바 있으나, 이번 게임 부스의 경우 보다 유연하게 참가자들에게 접근할 수 있어 좋은 반응을 얻었다”며 “내년 대회에도 가능한 한 많은 종목사의 참여를 유도해 주최 측과 종목사 간의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게임 부스 외에도 대회의 메인 스폰서인 삼성전자 역시 한중 양국 선수들이 노트북으로 ‘스타2’ 대결을 펼치는 삼성 노트북 슈퍼 매치를 진행했으며 레이저, 엔비디아 등 다양한 업체들이 부스를 마련해 관객들을 불러 모았다.

한편 이번 대회에서 중국은 ‘도타2’ ‘크로스파이어’ ‘워크래프트3’ 등 3개 종목을 휩쓸며 종합우승을 차지, 한국을 제치고 e스포츠 최강국으로 떠올랐다. 8번째 종합우승을 노렸던 한국은 원이삭이 ‘스타크래프트2’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체면치레를 하는 데 만족해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