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겨울 이적시장을 뜨겁게 달굴 기폭제가 등장했다. 국가대표 출신 해외파 축구선수들의 국내 복귀다. 이적시장에 밝은 복수 관계자는 15일 “차두리(33·뒤셀도르프)와 박주호(26·바젤)가 K리그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둘 다 국내에서 품귀 현상을 보이는 풀백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끌고 있다”고 말했다.

축구선수의 꿈은 해외 진출이다. 특히 유럽에서 뛰는 것이 목표다. 차두리와 박주호는 아예 국내무대를 건너뛰고 해외에서 프로에 데뷔했다. 이들이 국내로 들어오는 것은 기량이 문제가 아니다. 소속팀 사정과 함께 여러 가지 문제가 겹친 것이 이유다.

■차두리, 가정사… 박주호, 군 문제

차두리의 소속팀 뒤셀도르프 볼프 베르너 단장은 이날 독일의 ‘베스트도이체 알게마이네 차이퉁’과 한 인터뷰에서 “차두리는 이적시장이 끝날 때까지 한국에 머문다. 서울에서 거취를 고민할 것”이라고 밝혔다. 차두리는 가정사로 축구에 전념할 수 없는 상황으로 알려졌다. 시즌 초반에도 이 문제로 결장하는 등 순탄치 않은 출발을 한 차두리는 국내리그에서 뛰는 것을 해결책의 하나로 여기고 있다. 차두리는 3년 전에도 국내 진출을 타진한 바 있다.

박주호는 병역에 발목을 잡혔다. 올해 26세인 그는 곧 군에 입대해야 하는 처지다. 상무에 입대하려면 만 27세가 되는 내년까지 국내 팀에 입단해야 한다 (경찰청은 만 30세). 그러잖아도 소속팀 감독 교체로 주전에서 밀려난 그는 국내 이적을 고민할 수밖에 없었다.

■국내 진출의 변수는 몸값

차두리와 박주호는 아시아 정상에 도전하는 팀들을 중심으로 이적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차두리의 에이전시 C2글로벌은 최근 수원과 접촉했다. 수원은 양상민과 오범석이 한꺼번에 군에 입대해 오른쪽 측면에 공백이 있었다. 하지만 수원이 서울에서 이종민을 영입하면서 이적이 무산됐다. 차두리는 전북, 울산 등과 협상을 남기고 있다. 박주호 역시 좌우 수비를 모두 맡을 수 있다는 장점을 앞세워 국내 입단을 타진하고 있다.

다만 이들의 K리그행이 무산될 가능성도 남아 있다. 만만치 않은 몸값 탓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수도권팀 관계자는 “해외에서 들어오는 선수들이라 요구하는 연봉 수준이 높다. 이적료 자체가 부담스러운 상황에서 받아들이기 힘든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차두리와 박주호의 이적이 성사되려면 연봉과 몸값이 적정 수준으로 맞춰져야 한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