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의 포르테(Forte), 소울(Soul)이 미국 충돌 시험 결과에서 최악의 점수를 받았다. 미국 고속도로안전보험협회(IIHS)는 최근 미국 시장에서 판매 중인 소형차 12종을 대상으로 ‘스몰 오버랩 충돌 테스트(이하 전측면 테스트·Small overlap front test)’를 실시한 결과를 발표했다.

스몰 오버랩 테스트는 차량을 시속 64㎞ 속도로 주행시켜 차체 전면부의 25%만을 장애물과 충돌시키는 형태로 진행한다. 때문에 기존 40% 수준의 충돌 방식인 ‘일반 오버랩 전면 테스트(Moderate overlap front test)’와는 달리 차량의 차체 강성 취약점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결과를 보인다.

IIHS는 이렇게 추돌한 결과에 따라 해당 브랜드의 차량 안전도를 G(good), A(acceptable), M(marginal), P(poor) 등 4단계로 종합 평가하는데 2014년형 포르테와 2013년형 소울은 이번 실험에서 가장 낮은 점수인 ‘Poor ’를 받았다.

IIHS가 제공한 테스트 영상 속 소울은 충돌 직후 전면 모서리 부분에 이어 운전석 문짝까지 찢어지듯 파손됐다. 특히 운전자를 대신해 장착한 ‘더미(모형인형)’의 머리 부분은 추돌 직후 터진 에어백을 벗어나 A필러(전면 유리와 측면 도어 사이에 있는 차체 프레임 기둥) 부근에 부딪치는 모습을 보였다.

포르테도 충돌 이후 에어백이 곧바로 반응했지만 핸들이 포함된 인스트루먼트 패널 부위가 비틀어지다 보니 결국 더미를 보호하지 못했다. 닛산의 ‘센트라(sentra)’는 포르테와 같이 측면 추돌이 동시에 발생한 것처럼 전측면 모두가 크게 파손돼 ‘P’ 평가를 받았다.

반면 현대의 엘란트라(국내 모델명·아반떼)와 포드의 포커스, 토요타 사이언 tC는 종합평가에서 우수하다는 단계인 ‘A’등급이 매겨졌다. 쉐보레의 소닉·크루즈, 폭스바겐의 비틀은 전측면 충돌 안전도가 취약하다는 ‘M’ 점수가 나왔다.

‘G(good)’등급은 혼다의 2013년형 시빅 2도어· 4도어 두 모델이 획득했다. 테스트 영상에서 본 시빅은 추돌 당시 발생한 충격 에너지가 분산되면서 타사 동종 모델들과 비교해 차체 측면 파손이 덜한 것으로 나타났다.

교통안전공단 자동차연구원 성능 평가실 관계자는 “IIHS의 25% 전면 충돌 테스트 실험은 자동차 업계에서 가장 처참한 결과를 보이는 것으로 유명하다”면서 “특정 부위를 통해 들어오는 충돌파가 일반 전면 40% 충돌과 비교해 전혀 다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차량 사고가 무조건 40% 전면 추돌 규모로만 발생하라는 보장이 없는 만큼 제조사 측에서도 이에 대한 대응 개발이 필요할 시점”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