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가 선발 리즈의 눈부신 호투로 경기 내내 주도권을 놓치지 않았지만 상대를 압도하는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볼넷 남발 자멸한 이재우 카드

두산 이재우는 지난 12일 넥센과의 준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5.2이닝 5안타 3볼넷 1실점으로 잘 막았다. 구위는 그리 좋지 않았지만 노련함으로 상대의 범타를 유도해 플레이오프 2차전 선발로 낙점됐다. 그러나 이날은 제구까지 흔들리며 경기를 풀어내지 못했다. 1회말 첫 타자 박용택과 풀카운트 승부 끝에 우전안타를 허용하면서 불안하게 출발한 이재우는 자기 공에 확신이 없어 보였다. 승부구는 스트라이크존을 벗어났고, 유인구에는 속지 않았다. 1회 2사 1·2루에서 이병규(9번)를 헛스윙 삼진 처리하면서 고비를 넘겼지만 좋아지지 않았다. 2회 시작과 함께 이병규(7번), 오지환에게 연속 볼넷을 내주며 자초한 1사 2·3루 위기에서 윤요섭에게 희생플라이로 선제점을 내줬다. 다시 만난 박용택과의 대결에서도 결국 힘겨운 풀카운트 승부 끝에 2루타를 맞아 2실점하며 마운드를 내려갔다. 이재우는 1.2이닝 동안 무려 43개의 공을 던지면서 볼을 22개나 던졌다.

■여전한 불안요소, 두산 불펜

LG 마운드는 강력한 구위를 앞세운 리즈가 굳건하게 지켰다. 그러나 선발이 조기 강판한 두산 마운드는 준플레이오프에서 노출한 불펜 약점을 그대로 드러냈다. 이재우를 구원한 데릭 핸킨스는 2.1이닝을 던져 무실점으로 막았지만 3회 2사 만루, 4회 1사 2·3루에 몰리는 등 믿음을 주지 못했다. 세 번째 투수 김선우는 5회 첫 타자 이병규를 삼진으로 돌려세웠지만 후속 이병규에게 중전안타, 2사 후 손주인을 볼넷으로 내보내며 2사 1·2루에서 마운드를 내려왔다.

변진수는 8회 아웃카운트 1개를 잡으면서 1안타와 견제 실책으로 흔들렸다. 마지막 투수인 윤명준 역시 2안타를 맞고 내려왔다. 두산 마운드는 이날 7회만 유일하게 삼자범퇴로 막았다. 호수비가 없었다면 대량 실점이 불보듯 뻔한 경기였다.

■잔루만 12개, 숙제 남긴 LG 타선

LG는 승리했지만 숙제를 안고 3차전을 준비하게 됐다. 타자들은 10안타 6볼넷으로 16차례나 출루하면서 주도권은 경기 내내 LG가 잡고 있었다. 그러나 홈을 밟은 건 단 두 차례뿐이었다. 톱타자 박용택은 5타석 전부 출루에 성공하며 찬스를 만들었지만 득점은 하나도 기록하지 못했다. 잔루는 무려 12개나 됐다.

2-0으로 앞선 8회말 1사 3루에서는 3루 주자 손주인이 포수 최재훈의 견제에 걸려 아웃되는 장면도 나왔다. 이어 박용택의 우익선상 2루타가 터지면서 주루사는 더욱 아쉬움이 컸다. 후속 김용의가 우전안타를 때려 2루 주자 박용택이 홈으로 내달렸지만 우익수 정수빈의 정확한 송구에 아웃되면서 2회 2득점 이후 추가점이 나오지 않았다.

3번 이진영은 4타수 무안타, 4번 정성훈은 3타수 무안타(1볼넷)로 부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