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직장인 ㄱ씨는 스마트폰 앱을 통해 소셜커머스 쇼핑을 누구보다 즐긴다. 1회 10만원에 달하는 피부 마사지, 속옷세트 등을 80~90% 할인된 가격에 구입한다. 네일케어 할인쿠폰이나 놀이공원 입장권은 ‘바로사용’권을 구입해 쓴다. 그는 “요즘 제값 주고 물건 사는 사람은 거의 없다”며 “옷은 백화점에서 착용해 본 뒤 소셜커머스에 물건이 있는지 확인하고, 없으면 오픈 마켓에서 가격을 비교해 산다”고 전했다.

소셜커머스는 젊은층의 주요 쇼핑채널이다. 경기 불황으로 타 유통업계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을 때 소셜커머스는 ‘엄지족(스마트폰으로 쇼핑하는 사람을 지칭하는 말)’의 활약이 늘면서 2010년 500억원이던 시장규모가 2013년 3조원으로 폭발성장했다.

엠브레인트렌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 2011년 소셜커머스로 쇼핑 경험을 한 소비자는 61.8%였지만 지난해에는 94.9%에 달했다. 그중 32.7%는 온라인 및 TV홈쇼핑에서의 지출을 줄인다고 답했다.

‘지역상품 공동구매’를 바탕으로 시작한 소셜커머스는 점차 ‘쇼핑’에 초점을 맞춰 재편성됐다. 쿠팡, 티몬(티켓몬스터), 위메프(위메이크프라이스), 그루폰이 소셜커머스 ‘빅4’에 속하고 미용 전문, 문화 쿠폰 전문 업체들도 수백 개에 이른다.

올해는 신진 세력도 등장했다. CJ 홈쇼핑은 ‘CJ오클락’을, 홈플러스는 ‘디투’를 열어 후발주자로 합류했다. 티몬과 쿠팡이 올해 각각 누적 거래액 1조원 돌파 소식을 알리며 치열한 1~2위 다툼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지난달 그루폰이 티몬을 인수해 힘을 합쳤고, 위메프는 톱스타 이서진·이승기를 모델로 내세워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몸집 부풀리기에 급급해 미비했던 소비자 보호 부분도 많이 보완됐다. 지연 배송에 대한 보상, 업체의 약속 불이행 시 페널티 등 법적 장치가 마련됐다. 정상가에 대한 근거를 제시하지 못하면 할인율을 숫자로 표시할 수 없도록 했다.

소셜커머스만의 차별화된 마케팅 방식도 눈길을 끌었다. PB상품 등장이 그 예다. PB상품은 공산품에서 서비스로까지 확대됐는데, 티몬은 우수 에스테틱 업체의 서비스를 직접 기획·판매해 인기를 끌었다. CJ오클락은 모바일 쇼핑 중 상담원과 전화 연결이 될 수 있게 하고 떡볶이·핫팩·헤어고데기 등은 동영상으로 제품을 시연해 물건을 판다. 위메프는 이베이츠와의 제휴를 통해 안전하게 해외구매대행을 할 수 있도록 도왔다. 쿠팡은 잡지를 넘겨보는 듯한 UI를 구현하고, 독특한 상품을 판매하는 ‘오늘의 발견’ 등 모바일 특화 서비스를 선보였다.

그러나 치열한 마케팅 경쟁으로 인해 부작용도 속출했다. 지난달 CJ 오클락에서는 인기 패딩 ‘캐나다 구스’ 점퍼를 500벌 선주문 받은 뒤 물량을 못 구해 400명에게 환불해 주는 사태가 벌어졌다. 위메프는 선착순 10만 명의 고객에게 결제금액의 50%를 포인트로 돌려주는 이벤트를 마련했는데, 홈페이지가 마비돼 당일 이벤트가 종료됐다. 이러한 대형 할인 행사들이 일회성 홍보에 지나지 않는다는 의견이 줄을 이었다.

한편 한 소셜커머스 사이트 대표는 “소셜커머스는 올해 완전히 틀이 잡혔고 내년에는 안정기에 접어들어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며 “소셜커머스가 ‘오픈 마켓’을 뛰어넘을 수 있을지와 국내 4위 그루폰이 티몬을 인수한 뒤 어떤 차별화로 체면을 세울 수 있을지가 관심사이지만, 아직까지는 별다른 차이점이 없어 보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