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톡이 독주하던 모바일게임 플랫폼 시장에 전운이 일고 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분야의 최대 라이벌 네이버는 물론 곰TV, 아프리카TV 등 후발주자들이 속속 모바일게임 플랫폼 서비스에 가세하고 있기 때문이다. 모바일게임이 카카오게임으로 몰리면서 최근들어 개발사들 사이에 노출이 잘 안된다는 등의 불만이 높아진 상황에서 새로운 플랫폼이 잇따라 등장함에 따라 시장에 일대 지각변동이 일어날 전망이다.

네이버는 이르면 3월부터 폐쇄형 SNS인 ‘밴드’를 통해 게임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아직은 아이디어 차원일뿐 구체적인 계획이 나온 것은 아니다”면서도 “상반기중 게임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밴드’에 게임채널이 열리게 되면 글로벌 3억명의 가입자를 확보한 네이버의 또다른 SNS ‘라인’과 함께 ‘카카오톡’을 협공하게 구도가 그려진다. 글로벌 시장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보이고 있는 ‘라인’이 ‘카카오톡’의 해외진출을 막고, 국내에서는 ‘밴드’가 ‘카카오톡’의 기반을 흔드는 모양새다.

네이버가 이처럼 카카오를 압박하고 나선 것은 모바일 게임 플랫폼이 그 자체로도 차세대 먹거리지만, 국내 모바일 메신저 시장에서의 점유율 확대를 위한 교두보이기 때문이다. 라인은 일본을 중심으로 해외에서 승승장구하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카카오톡에 밀려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국내 모바일메신저 그중에서도 게임플랫폼 시장은 ‘카카오’가 장악하고 있다. 2012년 7월 선보인 카카오 게임하기 서비스는 2013년 12월말 현재 누적 가입자수가 4억명을 넘어섰다. 지난해 상반기 제휴 게임사들의 카카오 게임 총 판매액은 3480억원으로, 이는 1182억원을 달성한 2012년 하반기보다 194% 성장한 수치로, 하반기에는 성장폭이 더욱 클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모바일게임이 카카오톡에 집중되면서 입점의 최대효과였던 ‘마케팅 효과’가 이전같지 않다는 볼멘소리가 개발사들로부터 나오고 있다. 특히 너무 많은 게임이 쏟아지면서 중소 개발사들의 입지가 더욱 좁아져 ‘울며 겨자먹기’로 카톡에 입점한다는 게임들도 생겨나는 상황이었다.

네아버의 행보가 카카오와의 피할 수 없는 ‘일대 회전’을 준비하는 차원이라면, 곰TV, 아프리카TV 등은 이런 틈새시장을 노린 전략이다.

인터넷방송 곰TV는 최근 새 브랜드 ‘GOM EXP’를 공개하면서 모바일게임 프로모션 플랫폼으로의 변신을 예고했다. 특히 이달말 e스포츠와 모바일게임을 언제 어디서나 즐길 수 있는 ‘GOM EXP’ 앱을 출시, 생중계와 주문형비디오(VOD) 서비스를 동시에 즐기는 것은 물론 모바일게임 프로모션 플랫폼으로도 활용할 예정이다.

지난해 모바일게임 사업에 진출한 아프리카TV도 올해 모바일게임 플랫폼인 게임센터 강화에 주력할 계획이다. 지난해 <돼지러너> <아이러브치킨>을 히트시키면서 성공적으로 모바일게임센터를 안착시킨 아프리카TV는 올 상반기 중에만 10개 이상의 라인업을 준비하는 등 공격적인 행보를 이어갈 게획이다.

모바일 게임업체 둡과 아이팬컴게임즈가 공동개발한 신개념 모바일 게임센터 ‘오!마이갓(Oh! My got)’도 지난해 11월 등장했다. 비씨카드의 ‘오! 포인트’는 물론 여러 포인트의 적립과 사용이 가능한 게임 플랫폼으로, 유저가 게임을 즐기며 동시에 높은 수준의 리워드를 지급 받을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모바일게임이 카카오게임으로만 쏠리면서 개발자들 사이에선 불만이 높아진 상황”이라며 “새롭게 등장하는 다양한 플랫폼이 카카오 게임의 아성을 흔들 수 있을지 주목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