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란히 한화의 주황색 유니폼을 입은 정근우(32)와 이용규(29)는 31일 사직 롯데전을 앞두고 서로를 칭찬하기에 바빴다.

지난 시즌이 끝나고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한화로 이적한 둘은 팀의 테이블세터를 이뤘다.

각각 4년 70억원, 4년 67억원의 거액 몸값을 자랑하는 정근우와 이용규는 지난 30일 한화의 개막전 승리를 이끌었다. 1번타자로 나온 이용규는 5타수 2안타 1득점을 기록했고 2번타자 정근우는 3타수 무안타에 그쳤지만 볼넷 2개를 골라냈다.

정근우는 수비에서도 발군의 활약을 했다. 정근우는 1회 롯데 손아섭의 잘 맞은 안타성 타구를 잡아냈다.

이용규·정근우에 이어 외국인 타자 펠릭스 피에까지 연결되는 한화의 1~3번 타순은 타 팀 입장에서 무척 부담스럽다. 지난해 9월 어깨 수술한 이용규가 생각보다 빠른 회복세를 보여 개막 엔트리에 합류한 덕분에 이같은 타순이 만들어졌다. 이용규는 한동안 1번 지명타자로 경기에 나설 예정이다.

정근우는 2번 타순이 자신에게 딱 맞다고 말했다. 그는 “2번이 편하다. 1번은 많이 쳐 보긴 했지만 2~3년 전부터 출루율에 대한 부담감을 느끼던 차였다”면서 “이제는 1번에 이용규가 있으니까 마음이 편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근우는 훈련을 마치고 들어가는 이용규를 불러 세워 옆에 앉혔다. 나란히 앉은 한화의 1·2번 타자는 “지금 타순이 제일 편하다”는 공통된 의견을 냈다.

이용규는 “타순은 감독님 지시대로 하는 것”이라면서도 정근우의 덕을 많이 본다고 했다. 그는 “근우 형이 2번에 있으면 주루플레이를 하기 편하다”고 했다.

이용규의 말에 정근우도 칭찬으로 답했다. 정근우는 “이용규는 공을 많이 보는 스타일이라 여유가 있다”며 1번에 적합하다고 했다. 이어 “내가 1번을 했으면 볼을 많이 안 봐서 이용규가 2번에 있었다면 짜증났을 수도 있다”며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