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만 보고 가면 된다지만 자꾸만 위를 보게 된다.

까마득하던 고지가 꽤 선명히 시야에 들어오기 때문이다. LA 다저스 류현진(27)은 22일 미국 피츠버그 PNC파크에서 열린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의 원정경기에 선발등판해 시즌 11승(5패)째를 따냈다. 개막 이후 19번째 등판에서 11번째 승리를 꿰찬 것이다.

류현진은 과연 어느 지점까지 올라갈 수 있을까.

일단 지난해 거둔 14승(10패) 고지는 무난히 돌파할 전망이다. 이어 본인이 국내프로야구 한화 시절인 2006년 올린 승수이자 박찬호(은퇴)가 다저스에서 뛰던 2000년 올라선 18승 고지를 향해 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류현진은 지난해 후반기에도 쾌속 페이스를 보였다. 지난해 전반기에 7승을 챙겼던 류현진은 후반기 시작과 함께 첫 등판한 원정 토론토전에서 승리투수가 된 것을 시작으로 5연승을 달렸다. 그렇게 거둔 후반기 전체 성적은 7승5패.

류현진은 지난해 후반기에 12차례 등판했다. 올해도 이날 피츠버그전을 등판을 포함해 12~13차례 마운드에 설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후반기 페이스라면 17승까지 가능한 셈인데 최근의 안정감을 이어가면서 팀 타선의 도움을 받는다면 그 이상도 넘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류현진은 지난해 막판 4경기가 아쉬웠다. 9월 들어 나선 페넌트레이스 막판 4차례 등판에서 1승3패로 주춤했다. 올해도 9월 즈음이면 18승 고지와 남은 경기수를 놓고 명확한 도전을 할 수 있을 전망이다.

류현진은 한화 시절에도 꾸준함에서 매번 높은 평가를 받았다. 한 시즌도 폭락한 시즌이 없었다. 7년간 98승을 거둔 원동력이었는데 그 중에서 18승이 으뜸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류현진은 국내프로야구 뛰던 페이스와 근접한 수준에서 피칭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류현진은 올해 여러 역사를 바꿔놓을 수 있다. 개인 최다승 역사, 한국인의 메이저리그 최다승 역사를 새로 쓸 수 있다.

또 하나, 내셔널리그 다승 순위에서도 입지를 키우고 있다. 류현진은 클레이튼 커쇼, 잭 그레인키 등과 함께 11승으로 알프레도 시몬(신시내티), 아담 웨인라이트(세인트루이스) 등 12승으로 선두에 올라있는 투수들을 그림자 추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