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래서 모두가 류현진(27·LA 다저스)을 기다렸다.

류현진이 부상에서 완벽하게 돌아왔다. 오자마자 팀을 연패에서 끌어내고 14승째를 수확했다.

류현진은 1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의 펫코파크에서 열린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전에 선발등판해 7이닝 동안 4안타 무사사구 7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팀이 6-1로 앞선 8회부터 불펜에 공을 넘겼고, 다저스는 7-1로 승리해 류현진은 8월8일 LA 에인절스전 이후 승리를 추가했다.

지난달 14일 애틀랜타전에서 오른 엉덩이 근육 염좌로 마운드를 내려와 부상자 명단에 오른 이후 18일 만의 등판.

1-0으로 앞서던 1회말 2안타를 맞고 1실점했지만 이후로는 6회 1사까지 14타자를 연속 범타 처리하는 등 부상에서 막 돌아온 선수라는 생각이 들지않을 만큼 안정적인 투구로 팀의 승리를 확보했다. 왜 류현진의 부상이 다저스에 위기였고, 왜 모두가 류현진의 복귀를 기다렸는지 보여준 투구였다.

올 시즌 내내 다저스의 구세주로 나서고 있는 류현진은 돌아와서도 팀의 위기를 해결하고 있다.

에이스는 여전히 클레이튼 커쇼이고, 2선발은 여전히 잭 그레인키다. 그러나 선발 둘이 팀의 우승을 만들 수는 없다. 시즌 초반 커쇼가 부상으로 빠진 한 달 동안 벅찬 일정을 소화하며 사실상 에이스 역할을 한 류현진은 다저스가 최고의 선발 트리오를 완성하며 시즌 중반부터 치고 나가 리그 1위로 올라서는 데 큰 몫을 했다.

다저스는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1위를 달리며 한때는 2위 샌프란시스코에 6경기 차로 달아났다. 류현진이 부상으로 빠졌을 때만 해도 5.5경기 차로 앞서 있었다. 그러나 지난 보름 사이 다저스가 부진하고 샌프란시스코가 맹추격했다. 1일 현재 양팀 승차는 2.5경기로 좁혀졌다. 다저스가 연패를 끊은 이날 샌프란시스코도 밀워키를 15-5로 이겨 6연승을 거두며 승차를 유지했다.

1승이 급한 시점. 돈 매팅리 감독이 굳이 25인 로스터에서 1명을 빼면서까지 류현진을 2일 워싱턴전 대신 1일 샌디에이고전에서 복귀시킨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었다.

류현진은 워싱턴을 상대로는 등판 경험이 없지만 샌디에이고를 상대로는 강했다. 더구나 다저스는 지난달 30·31일 샌디에이고전 2경기를 모두 끝내기 패배로 내줬다. 샌디에이고에 3연전을 모두 내주면 팀 분위기에 치명타를 입는다. 이 연패를 끊어줄 가장 강력한 상대가 류현진이었다.

미국 현지 언론은 이미 류현진의 다음 등판일마저 이런 맥락에서 예상하고 있다.

매팅리 감독은 이날 경기 뒤 다음 로테이션 때 임시 선발 한 명을 투입할 계획을 밝혔다. 그러면 기존 선발진들의 일정이 하루씩 뒤로 밀린다. 기존 로테이션상으로는 7일 애리조나전 등판이 예상됐던 류현진은 하루 미뤄지면 8일 애리조나전에 나서게 된다. 자연스레 그 다음 등판은 13~15일 열리는 샌프란시스코 3연전 중 한 경기가 된다. 그 사이에 다저스의 휴식일이 있어 다저스는 그레인키와 류현진에게 5일 휴식을 주고 차례로 등판시킨 뒤 3연전 마지막 경기에 커쇼를 투입, 선발 트리오를 ‘올인’ 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 예상이 맞다면 류현진은 14일 샌프란시스코를 상대로 던진다.

류현진은 앞서 7월 26~28일 샌프란시스코 3연전에도 그레인키와 커쇼에 이어 등판해 다저스의 라이벌 3연전 ‘스윕’을 완성했다. 다저스는 류현진이 또 한 번 해결사로 나서주기를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