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격처리로 무효가 됐던 중국의 금메달이 판정 번복이 이뤄지며 도로 인정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중국은 22일 인천 옥련국제사격장에서 열린 아시안게임 사격 여자 10m 공기소총 단체전에서 1253.8점의 세계신기록을 세우며 금메달을 차지했다.

하지만 이후 장비 검사에서 중국 장빈빈의 소총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밝혀져 중국의 금메달이 무효가 됐다. 경기 후 무작위 선수를 대상으로 장비 검사를 실시하는데 거기서 장빈빈의 소총 개머리판이 문제가 됐고, 이를 장비복장검사관이 지적하며 실격처리했다.

정확한 실격 사유는 소총 기술규칙의 ‘외부 무게추’ C조항에 있는 ‘개머리판의 아랫부분에서 앞 또는 옆으로 돌출된 장비나 무게추는 사용을 금한다’를 어겼다는 것이다. 이날 장빈빈의 소총 개머리판은 아랫부분이 옆으로 더 돌출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자 중국 측에서 강하게 항의한 뒤 소청 신청을 했고, 소청을 담당하는 3명의 위원들과 경기를 총괄하는 기술대표(TD)가 모여 논의했다. 이후 실격 판정이 번복되며 중국의 세계신기록과 금메달이 인정됐다. 덕분에 은메달로 번복됐던 한국의 메달은 다시 동메달로 정정됐다.

번복 사유는 ‘고의성의 유무’였다. 정범식 대한사격연맹 국제부장은 “실격을 당한 중국 선수가 이전에도 대회에서 계속 그렇게 해왔다고 하더라. 그래서 고의성이 없다고 판단해 선수를 믿는 쪽으로 판정을 한 것 같다”며 “제작사마다 나오는 총기가 다르기 때문에 개머리판의 모양도 다르다. 그래서 어느 정도 심판들에게 재량권을 주는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래도 애초에 장비에서 문제가 발견됐다면 원칙적으로는 실격되는 것이 맞다. 정 부장은 “만약 유럽에서 열린 대회였다면 바로 실격처리됐을 것”이라며 “소청 신청에서 판정이 번복되면 이제 판정이 뒤집어질 일은 없다. 억울해도 할 수가 없다”고 아쉬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