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도 NC는 1패 했던 부담이 머릿 속에 남아 있을 것입니다.”

21일 준플레이오프 2차전을 앞두고 비 내리는 마산구장을 바라보며 LG 양상문 감독은 이렇게 말했다.

양 감독의 말이 틀린 것이 아니었다. NC 나성범(25)은 지난 19일 준플레이오프 1차전 4-13의 패배를 머릿 속에 담고 있었다.

하지만 담고 있는 방식은 달랐다. 나성범의 머리 속에 부담은 없었다.

나성범은 이날 경기가 비로 순연된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1차전이 정말 크게 졌기 때문에 계속 생각난다. 프로야구에서 처음으로 포스트시즌을 하고 많이 준비도 했는데 그렇게 힘없이 무너질 줄 몰랐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팀의 색깔이 뛰는 야구인데 기동력을 하나도 못 보여주고 진게 아쉽다”고 덧붙였다.

나성범은 인천 아시안게임 대표팀에서 포스트시즌 경험이 있는 선배들에게 조언을 듣기도 했다. 당시 포스트시즌 경험이 있는 선배들은 “긴장이 안 된다고 해도 경기 들어가면 붕 뜬 기분이 들 것”이라고 말했다.

선배들의 말이 허언이 아니었다. 나성범은 전날 1차전을 복기하면서 “처음에는 붕 뜬 기분이었는데 타석에서 홈런을 치고 나니 마음이 많이 차분해졌다”고 전했다. 이어 “그래도긴장감 속에서 경기를 했고, 실수도 했기 때문에 기억에 많이 남는다”고 말했다.

그는 “포스트시즌이 처음이었기 때문에 긴장도 안 될 수가 없더라”면서 “초반에는 긴장이 안 될 줄 알고 경기에 임했는데 팬들이 시즌 때보다 더 열성적으로 응원하니 나도 모르게 붕 떴다. 또한 포지션이 우익수로 변경되서 나름 긴장도 많이 했다”고 털어놓았다.

집으로 돌아가서도 경기 영상을 계속 돌려봤다. 공부를 할 때 ‘오답노트’를 통해 실수를 번복하지 않듯이 나성범도 자신의 영상을 보면서 문제점을 파악했다. 수비와 타격, 볼배합을 다시 돌려보면서 머리에 새겼다. 특히 타격 부분을 중점으로 봤다. 나성범의 한 방은 팀의 승패에 큰 영향을 미친다.

나성범은 “팀에 보탬이 될 수 있는 선수가 된다는 생각만 하고 타석에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왼 무릎 부상도 거의 완쾌된 상태다. 나성범은 “하루하루 지나갈 수록 좋아지고 있다. 이제 좀 더 제 실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각오를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