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탈모 치료를 위해 내원하는 환자들을 상담하다 보면 절반 이상이 2030의 젊은층이다. 환자층이 젊어진 만큼 그들의 고민과 스트레스 정도도 훨씬 심해진 것을 느낀다. 한창 사회생활을 할 나이에 찾아온 탈모 증상은 단순한 콤플렉스를 넘어 생계 활동에 지장을 초래하는 요소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여름 병원을 찾은 30대 직장인 김모씨는 면접에서 탈모 때문에 번번이 고배를 마신다고 했다. 경력도 탄탄히 쌓고 충분히 역량을 갖춰 서류 전형에서는 대부분 통과했지만 면접 때마다 탈모에 대한 부정적 지적을 피하지 못했다고 털어놓았다. 환자는 결국 성공적인 이직을 위해 미뤄왔던 모발이식 수술을 받았고, 올가을 큰 규모의 회사로 이직하는 데 성공했다.

필자에게서 수술을 받은 환자가 원하던 바를 이루게 돼 더없이 기쁘기도 했지만 한편으로 씁쓸한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한국의 젊은 탈모 환자는 점점 늘어가고 있는 데 반해 이들이 처한 현실이 가혹하기만 하다는 것을 피부로 느꼈기 때문이다.

외국의 경우 탈모 증상이 있다고 해서 구직에 어려움을 겪거나 사회적 차별을 받는 일은 드물다. 하지만 국내에서 탈모는 아직까지 일종의 ‘흉’처럼 여겨지고 사람의 능력을 평가하는 기준으로까지 남아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 젊은층의 환자들이 탈모로 현실적 어려움을 크게 느끼면서도 치료에는 소극적인 모습을 자주 본다. 실제로 지난해 한 남성잡지에서 505명의 독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의하면 탈모증상 인지 후 바로 병원상담을 받았다고 응답한 경우는 전체의 6%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85%가 탈모 이후 바로 취한 행동은 ‘탈모전용샴푸 사용’ ‘식생활 및 스트레스 요인 개선’ 등 비의료적인 방법이었다.

젊은층의 탈모 환자들이 취업이나 이직 등 현실에서 겪는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치료에 적극적으로 임하는 것이다. 탈모를 인지한 초기에 약물 치료를 시작하고 꾸준히 지속하면 중증으로 악화되는 것을 충분히 막을 수 있다. 혹시 시기를 놓쳐 탈모가 중증으로 발전한 경우에는 모발이식 수술이 대안이 될 수도 있다.

아직 우리나라는 탈모로 인해 병원에 가는 것은 증상이 심한 경우에만 해당된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비용이나 모발이식 수술 등에 대한 부담감으로 선뜻 선택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세계적으로도 탈모 치료 선진국에 속한다. 따라서 지금 탈모로 인한 고민이 있는 사람이라면 조금이라도 빨리 탈모전문병원을 찾아 개선하려는 노력부터 시작해 보라고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