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책을 만들고, 책은 사람을 만든다”고 했다. 맞는 말이다. 하지만 이 말을 들을 때마다 궁금해지는 것이 있다. ‘대체 어떤 책이 구체적으로 어떤 사람을 만든다는가’이다.

전문가가 되기 위한 가장 쉬운 방법은 바로 ‘그 분야의 책을 더도 말고 딱 10권만 찾아 읽으라’는 것이다. 세상 그 많은 전문가들 중에 자기 분야 책 10권 이상 읽은 사람 찾기가 의외로 어렵다. 그러니 10권에 딱 1권 더 읽는다면 그 어떤 전문가보다 똑똑해질 것이다. 책은 반드시 사람을 뭔가로 만들어 준다.

지난 주말, 장안의 화제였던 드라마 <미생>이 완벽한 결말로서 자체 최고시청률을 기록하며 종영했다. 익히 알려진 사실이지만 <미생>은 윤태호 작가의 동명 웹툰 원작을 드라마로 각색한 작품이다. <미생>은 드라마로서의 완성도 역시 뛰어났는데, 그 근본에는 웹툰 원작이 품고 있던 스토리텔링이 뒷받침됐다. 인터넷을 기반으로 새롭게 발생했던 웹툰이라는 장르는 단순히 만화책을 사진으로 올렸던 이전 세대를 넘어 2세대까지 신속하게 발전했다, 지금 우리가 경험하고 있는 2세대 웹툰은 시간의 흐름을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영화적 표현이 가능하며, 페이드 인·아웃과 같은 효과까지도 극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이제 웹툰은 만화책과 에니메이션영화 사이의 어정쩡한 그 무엇이 아니라 또 하나의 독립된 대중예술영역으로서 존재감을 가지기 시작한 것이다. 오늘은 이 새로운 문화 장르인 ‘웹툰 관련서’들을 신작 위주로 살펴본다.

‘웹투니스트’ 만들어 주는 책 10

1. 만화일기와 웹툰까지 쉽게 배우는 슥삭슥삭 색연필 일러스트(원예진 글·그림/스토어하우스) 웹투니스트 지망생들을 위한 가이드 북. 네이버 웹툰에 자신의 일상적인 이야기를 인기리에 연재하고 있는 뜬금(원예진) 작가의 책이다. 아기자기한 사물, 인물, 배경부터 시작하여 만화일기까지 색연필 하나로 그릴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들을 설명해준다.

2. 웹툰 고수들의 실전 작법노트(박윤선 지음 / 대원씨아이) 초보자들도 웹툰을 그릴 수 있도록 도운 책으로, 아주 기초적인 내용부터 전문적인 내용까지 이론과 인터뷰를 통해 총괄적으로 다루고 있다. 전략적인 데뷔 방법부터 유명 작가들의 작업 노하우와 라이프스타일까지, 웹툰 작가를 꿈꾸는 이들을 위한 정보서.

3. 웹툰작가 하일권(하일권 글·그림 / 하우넥스트) ‘대한민국의 웹통령’으로 불리는 웹툰 작가 히일권의 작품전 도록. ‘하일권 디지털 원화+100인의 등장인물전’의 전시 도록이다. ‘삼봉이발소’와 ‘3단 합체 김창남’(2008년 네이버 웹툰)부터 ‘방과 후 전쟁활동(2012년 네이버 웹툰)’까지, 디지털 원화와 등장인물들의 작품들이 들어 있는 작품집.

4. 펭귄 러브스 메브 in the UK. 1(펭귄 지음 / 애니북스) 웹툰 작가 펭귄과 엉뚱남 메브의 흥미진진한 영국생활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한국 여자 펭귄과 영국 남자 메브, 두 신혼부부의 부부의 유쾌하고 달콤한 일상을 담고 있는 귀여운 웹툰북.

5. 캐릭터 웹툰을 팔아라(박현배 지음 / 커뮤니케이션북스) 웹툰을 중심으로 한 캐릭터 비즈니스의 전 과정을 실무 중심으로 쉽게 설명한 책. 플래시 애니메이션에서 웹툰으로 비즈니스의 양상이 바뀌면서, 변화된 프로세스를 최초로 정리한 책이기도 하다. 웹툰 문화를 비즈니스로 연결시켜보려는 이들에게 유용하다.

6. 다이어터(전3권)(네온비 지음 / 캐러멜 그림 / 중앙북스) 포털사이트 다음에 연재된 웹툰 ‘다이어터’를 담은 책이다. 25세 신수지의 다이어트 과정을 보여주면서 생생한 다이어트법을 흥미진진하게 소개한다. 웹툰의 실용적 가용범위가 매우 넓게 적용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예다.

7. 이것이 리얼 웹툰 작법서(황보현 지음 / 서울문화사) 인기 웹툰 작가들이 전해주는 웹툰 작법 노하우를 담은 책. 이 책의 특징은, 재미와 말초적인 자극을 중점적으로 제공하는 웹툰이라는 장르의 차별화된 특성을 반영하여 웹툰 작가로서의 경쟁력 확보를 위한 현실적 전략을 모색한다는 것이다. 그러한 관점에서 윤태호, 하일권, 호랑, 사다함, 이종범, 혜진 양, 김미선, 담풍, 굽니시스트 등 인기 웹툰 작가들의 필법을 비교 분석해볼 수 있도록 했다.

8. 콩 고양이(네코마키 지음 / 장선정 옮김 / 비채) 일본의 최대 모바일 메신저 ‘라인(Line)’의 인기 고양이 스탬프의 원저작자이자 평소 애묘인으로 유명한 부부 일러스트레이터 유닛 ‘네코마키’의 연필 드로잉은 심플하면서 부드럽고 담백하면서 위트가 넘친다. 웹투니스트를 꿈꾸는 이들에게 매력적인 스토리텔링이란 무엇인지를 알려준다,

9. 당신의 하우스헬퍼 시즌 1(승정연 지음/ 북스토리) 헤럴드 60주년 웹툰 공모전 대상 수상작. 다양한 고민거리로 머리를 싸매고 고군분투하는 우리들의 삶의 단면을 진솔하고 섬세하게 담아낸 웹툰. 재미와 공감에 이어 집 안 정리에 대한 실용성까지 잘 녹여낸 작품.

10. 3D 웹툰 만들기(류인정 지음 /웰북) 코미포라는 프로그램을 설명하는 실용서. 코미포는 3D 캐릭터, 배경, 말풍선, 화면 효과 등 만화를 제작하는 데 필요한 모든 소재를 제공한다. 덕분에 활용성이 높아 만화 제작뿐 아니라 광고, 교육, 창작, 일러스트레이션, 블로깅, 캐릭터 디자인, PPT, 웹툰 제작 등에도 폭넓게 이용할 수 있다,

+1 번외도서

미생(전9권)(윤태호 지음 / 위즈덤하우스) 당대에 가장 잘나가는 작품에 대해선, 그 요인을 직접 경험하고 분석해 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