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팅은 완료됐다. 이제 강정호(27·넥센)에게 남은 것은 연봉 계약이다.

강정호가 받은 500만2015달러는 그 동안 아시아 출신 내야수들이 기록했던 포스팅 금액과 비교하면 결코 적은 편은 아니라고 할 수 있다. 아시아 출신 내야수들 중 강정호보다 많은 포스팅금액을 받은 선수는 2010년 미네소타 트윈스로부터 532만9000달러를 제시받았던 니시오카 츠요시 뿐이다.

아직 최고액을 제시한 팀이 어디인지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포스팅 금액만 놓고 봤을 때 강정호에 대한 관심이 적지는 않았음을 알 수 있다. 그 관심만큼 강정호가 연봉에서도 실리를 챙길 수 있을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금 상황에서 강정호의 가이드라인이 될 수 있는 선수는 니시오카다. 당시 니시오카는 독점협상권을 얻어낸 미네소타와 줄다리기 협상을 한 끝에 3년 925만달러에 2014년 옵션이 붙는 조건으로 계약을 했다. 같은 포지션에 포스팅 금액까지 비슷하다보니 메이저리그 구단들이 강정호와의 협상 가이드라인을 정할 때 참고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강정호와 니시오카는 포지션은 같더라도 유형이 다른 선수다. 니시오카는 정교한 타격을 주무기로 하는 교타자형 스타일이라고 하면, 강정호는 유격수답지 않은 막강한 장타력으로 무장한 선수다. 스타일이 다른 만큼 니시오카의 가이드라인을 그대로 적용하기가 쉽지는 않을 수 있다.

여기에 한국은 올 시즌 역대 최고의 타고투저 시즌을 보냈다. 강정호가 올 시즌 40홈런을 치는 등 한국 유격수 역사에 길이 남을 시즌을 보내기는 했지만, 현지에서는 타고투저 현상을 원인으로 삼아 쉽게 믿을 수 없다는 반응도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다.

그렇다고 부정적인 입장만 취할 수는 없다.

미국 야후 스포츠는 22일 강정호에 대한 기사에서 “강정호의 에이전트인 앨런 네로가 4년 2000만달러, 또는 3년 1650만달러나 2년 1200만달러 정도의 계약을 바라보고 있다”고 전했다.

네로가 원하는 강정호의 계약 수준은 스즈키 이치로가 시애틀에 입단할 당시 맺었던 3년 1400만달러를 훨씬 웃돌며 마쓰이 히데키가 2002년 시즌 후 뉴욕 양키스와 계약할 당시 계약 조건이었던 3년 2100만달러와 비교해도 큰 차이가 없는 금액이다. 이치로와 마쓰이가 외야수인 반면 강정호는 내야수다. 네로가 계약 수준을 올릴 수 있는 것도 이런 자신감이 있기 때문이다.

그 동안 아시아 출신 내야수가 메이저리그에서 성공한 사례는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강정호의 계약에도 이런 부분이 적용될 것으로 보이지만, 강정호는 “한국에서도 타구가 빠르다. 적응만 잘하면 문제없다”며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강정호를 데려갈 팀은 어디일지, 그리고 연봉 대박을 터뜨릴 수 있을지에 모든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