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 소리가 절로 나온다.

매니 파퀴아오(37·필리핀)와 플로이드 메이웨더 주니어(38·미국)의 프로복싱 ‘세기의 대결’은 복싱 역사상 가장 많은, 천문학적인 금액이 오가는 ‘쩐의 전쟁’으로 치러진다. 파퀴아오와 메이웨더는 다음달 3일 낮 12시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MGM 그랜드 가든 아레나에서 웰터급 통합챔피언 타이틀을 놓고 격돌한다. 최고의 실력과 상품성을 겸비한 두 천재 복서의 대결에 상상을 초월하는 돈이 오가며 스포츠비즈니스의 기록도 깨지고 있다.

미국의 스포츠전문채널 ESPN에 따르면 메이웨더(1억5000만달러·약 1650억원)와 파퀴아오(1억달러·약 1100억원)가 받는 대전료의 합계는 2억5000만달러(약 2750억원)에 이른다. 두 선수의 대전료는 단숨에 역대 최고액을 깬 1·2위 기록에 해당한다. 종전 최고 기록은 오스카 델라호야가 2007년 메이웨더와 맞붙었을 때 받은 5300만달러(약 583억원)다. 3분 12라운드 경기로 치러지는 이번 경기를 모두 소화한다고 가정할 경우, 메이웨더는 1초에 약 7400만원, 파퀴아오는 약 4953만원을 버는 셈이다.

세기의 대결을 보려는 팬들은 엄청난 관람료를 지급해야 한다. 이 경기의 공식 티켓값은 최저 1500달러(약 165만원)부터 좌석에 따라 2500달러(약 270만원), 3500달러(약 378만원), 5000달러(약 540만원), 7500달러(약 810만원), 1만달러(약 1100만원)까지 세분화돼 있다. 링과 가장 가까운 선수들 관계자석의 가격은 무려 35만달러(약 3억8500만원)에 이른다. 주최측은 이번 대결의 입장료 수익만 7200만달러(약 792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TV로 경기를 시청하려고 해도 적지 않은 돈을 내야한다. 이 대결은 ‘페이 퍼 뷰(Pay Per View)’의 유료 경기로 정해져 시청하기 위해서는 프로그램을 구매해야 한다. 책정된 요금은 사상 최고 금액인 89.95달러(약 9만7400원)다. HD 화질로 볼 때에는 10달러를 추가로 내야 한다.

이번 경기를 후원하는 기업의 광고료도 어마어마하다. 링 바닥 광고의 스폰서 금액이 1320만달러(약 145억원)에 이른다. 파퀴아오가 입을 반바지에 붙은 6개 기업의 후원 금액은 총 225만달러(약 24억2662만원)에 달한다.

이번 경기가 열리는 라스베이거스 MGM 호텔은 경기 당일 6000개의 방이 모두 매진됐다. 마지막으로 팔린 방이 1600달러(약 176만원)였다. 라스베이거스의 허름한 3류 호텔도 방이 없어서 못팔 정도다. 라스베이거스시 관광당국은 ‘세기의 대결’이 펼쳐지는 이번 일주일이 도시가 생긴 이후 역대 최고의 수입을 기록하는 주간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파퀴아오가 28일 결전지인 라스베이거스에 입성하면서 세기의 대결은 더욱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이들은 다음달 2일 계체를 실시하는데 통상 대중들에게 무료로 공개되는 이 행사도 이번에는 10달러의 티켓값을 받는다. 1만장이 넘게 팔린 계체 티켓의 수익금은 자선사업에 쓰인다. 상상을 초월하는 ‘쩐의 전쟁’이 펼쳐지는 이들의 대결이 링에서도 전 세계 복싱팬을 사로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