링사이드 좌석을 구하기란 하늘의 별따기다. 액면가 1만 달러(약 1068만원)인 링사이드 티켓은 온라인 경매 사이트에서 34만4000달러(약 3억6700만원)를 호가하고 있다.

오는 3일 미국 라스베이거스 MGM 그랜드가든 아레나에서 열리는 매니 파퀴아오(필리핀)와 플로이드 메이웨더 주니어(미국)의 ‘세기에 대결’을 링 바로 앞에서 지켜보려면 막강한 연줄이 있거나 수십억원을 흔쾌히 쓸 수 있는 재력이 있어야 한다. 이도 저도 없이 링사이드 티켓을 손에 쥐었다면 그야말로 엄청난 행운아다. 1만6800여장의 티켓은 대부분 사전에 단체 구매를 한 기업 등에 팔렸고, 일반인에 공개된 것은 겨우 500여 장에 불과했다. 그것도 수초만에 매진됐다.

8체급을 석권한 파퀴아오와 무패의 메이웨더가 벌이는 프로복싱 웰터급 통합 세계타이틀전을 가까이서 지켜보기 위해 명사들도 줄을 섰다. 수천만, 수억원을 선뜻 내고 링사이드에서 직접 경기를 관람할 수 있는 일반인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AP 통신은 당일 미국 국가를 부를 제이미 폭스를 비롯해 저스틴 비버, 제이 지, 스눕 독, 니키 미나즈 등 유명 스타들이 메이웨더를 응원하기 위해 링사이드에 모습을 비칠 것이라고 전했다. 존 매케인, 해리 레이드 등 저명한 미국 상원의원들도 세기의 대결을 놓치지 않기 위해 표를 구매한 것으로 확인됐다.

라스베이거스의 특급 호텔, 리조트 등은 저마다 그들의 카지노 VIP 손님들을 위해 표를 구매했다. 심지어 대회 주최측인 MGM에서도 복싱 티켓을 카지노 흥행과 연계시키기 위해 많은 표를 확보했다. 입장권과 공짜 객실을 제공받는 초특급 VIP들이 당일 링사이드 좌석을 채울 것으로 보인다.

복싱광인 남자골프 세계랭킹 1위 로리 매킬로이도 “5년간 기다려온 경기다. 놓치고 싶지 않다”며 의욕을 보이고 있다. 이번주 샌프란시스코 인근에서 열리는 월드골프챔피언십(WGC) 캐딜락 매치플레이에 출전하는 매킬로이는 승승장구해 결승까지 갈 경우 3일 대회를 모두 마치고 2시간도 채 안되는 짧은 시간에 라스베이거스로 이동해야 한다. 물론 매치플레이 대회이기에 일찍 탈락하면 그런 걱정은 필요 없어진다.

2009년 파퀴아오의 경기를 직접 본 이후 메이웨더와의 대결을 손꼽아 기다려왔다는 매킬로이는 “메이웨더가 유리하겠지만 돈을 걸라고 한다면 파퀴아오에 걸겠다”며 파퀴아오를 응원하는 듯한 뉘앙스를 풍겼다. 이유를 묻는 질문엔 “돈을 더 많이 딸 것 같아서”라고 재치있게 답했다.

파퀴아오도 자신의 측근들을 위해 표를 대량 구매했다. 프로모터 봅 애럼은 파퀴아오가 300만~400만 달러를 들여 티켓 900장을 샀다고 전했다. 프로모터에게도 공짜는 없다. 애럼도 링사이드 좌석을 1만 달러에 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