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퀴아오, 메이웨더와 꿈의 대결’

2009년 12월 ESPN이 처음 둘의 대결을 보도했다가 무산된 뒤 6년이나 걸렸다. 6년 이라는 세월에도 그들은 세계 최고 자리를 굳건하게 지켰다.

전 세계 스포츠팬들을 흥분시키는 빅매치가 열린다. ‘세기의 대결(The Fight of the Century)’이라는 타이틀이 이렇게 잘 어울릴 수 없다.

‘무패 복서’ 플로이드 메이웨더 주니어(38·미국)와 복싱 역사상 최초의 8체급 챔피언인 매니 파퀴아오(37·필리핀)의 대결이 3일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의 MGM 그랜드 가든 아레나에서 열린다. ‘더 링 매거진’은 2010년 파퀴아오와 메이웨더의 무산된 매치업을 올해의 이벤트로 선정했을 정도로 둘의 맞대결은 복싱팬들에겐 꿈의 매치다.

두 선수의 대결에 대한 높은 관심은 이 경기에 몰리는 천문학적인 금액만 봐도 알 수 있다.

대전료는 총 3억 달러(약 3215억원)에 이르러 역대 프로복싱 사상 최고액을 경신했다. 둘은 12라운드 기준으로 1초에 1억원 이상을 벌어들이게 된다. 메이웨더가 대전료의 60%, 파퀴아오가 40%를 가져간다. 파퀴아오는 트렁크에 붙이는 광고로 225만 달러(24억1000만원) 수입을 따로 챙긴다.

별명이 ‘머니(Money)’일 정도로 돈을 밝히는 것으로 유명한 메이웨더는 금가루와 100달러가 들어간 디자인의 2만5000달러 (2700만원)짜리 마우스피스를 착용하기로 해 화제를 모으기로 했다. 주심도 무려 2만5000달러의 수당을 받는다.

이 경기에 쏟아지는 관심 탓에 계체량 행사에서도 유료 입장권(10달러)을 판매했다. 1500달러에 일반에게 판매되는 입장권은 1000여 장 밖에 되지 않아 가격이 그야말로 천정부지로 오르고 있다. 관계자에게 제공되는 최소 2500달러에서 최고 7500달러 티켓의 암표 가격은 25만 달러(2억6700만원)까지 치솟았다.

미국의 일반 가정에서 이 대결을 보려면 PPV(Pay Per View)를 통해 유료구매해야 한다. 현지에서는 3억 달러 이상 벌어들이는 프로복싱 역사상 가장 큰 돈잔치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전 세계의 눈이 모아진 경기를 앞두고 30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파퀴아오는 “이번 경기는 내 복싱 경력에서 가장 중요한 경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나는 오스카 델라 호야, 미겔 코토와 싸웠다. 메이웨더가 내 경력에서 가장 위험한 선수는 아니다”라고 단언하며 “메이웨더가 무패의 복서이지만 나는 이전에 그가 싸운 47명의 선수와 다르다. 메이웨더는 생애 처음으로 패배를 경험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메이웨더 역시 “파퀴아오는 좋은 파이터를 넘어 위대한 파이터라고 생각한다. 내가 더 크고 강하다고 믿지만 모두가 알다시피 그는 훌륭한 상대다”라고 상대를 치켜세우면서도 “나는 이제 링에 올라가서 최상의 경기력만 보여주면 된다. 어떠한 압박감도 느끼지 않는다”며 승리를 자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