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주민들이 누구나 찾을 수 있는 야구장. 야구를 좋아하는 이들은 누구나 올 수 있는 야구장. 고양 다이노스는 ‘우리 동네 야구단’을 꿈꾸고 있다.

경남 창원에 연고지를 두고 있는 NC의 퓨처스팀인 C팀은 2015시즌부터 경기도 고양시로 안방을 옮겨 명칭을 ‘고양 다이노스’로 정했다.

당시 고양 다이노스는 “지역 사회와 함께 보고 즐기는 엔터테인먼트 개념을 더했다”며 “고양시민에게 사랑받는 ‘우리 동네 야구단’이 되는게 목표”라고 밝힌 바있다.

퓨처스리그는 1군을 위한 선수 육성에 힘쓰지만 고양 다이노스는 하나의 독립된 야구단이라는 생각을 바탕으로 운영되고 있다. 심지어 고양 다이노스 선수들만을 위한 팬북도 따로 마련돼 있다.

게다가 고양 다이노스의 주말 경기는 유료 경기다. 주말 경기마다 프로모션이 진행돼 입장료 3000원(초등학생 이하 무료)씩을 받는다.

지난달 11일, 12일 양일간 고양에서 처음으로 열린 홈 경기는 지역 주민들의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당시 2경기가 치러지는 동안 130여 만원의 수입을 올릴 정도였다. 고양 다이노스 사업팀 심보영 팀장은 “경기에 오신 분들이 ‘이 정도면 돈을 더 받아도 될 것 같다’고 말하는 분들도 있었다”고 했다.

오는 5일 어린이날에도 고양 다이노스에서 KIA와의 경기가 잡혀 있다. 심 팀장은 “어린이날은 고양 구장을 테마파크 같은 느낌이 들 수 있게 하도록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했다.

이날 고양구장을 방문하는 가족들은 낮 12시부터 야구장 주차장에 설치된 ‘공룡 체험존’, ‘페이스 페인팅존’, ‘야구 체험존’ 행사에 참여할 수 있다. 경기 전 그라운드에서는 ‘아빠와 함께 하는 캐치볼’ 프로그램이 열린다. 경기를 마친 뒤 선수단 라커룸, 더그아웃 등 선수들이 사용하는 공간을 방문할 수 있는 ‘어린이 야구장 투어’도 예정돼 있다.

이렇게 주말 경기에는 다양한 행사가 진행돼 호응을 얻고 있지만 평일에 고양 구장을 방문하는 팬 층은 그리 다양하지 않다. 평일 낮에 열리는 퓨처스리그 경기는 일반인들이 보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고양 구장을 찾는 이들은 자영업자가 가장 많다. 고양 구장을 찾는 팬들 중 일부는 연차를 내고 오는 직장인들도 있다. 고양 다이노스의 야간 경기가 필요한 시점이다.

하지만 올해 고양 구장에서는 야간 경기가 열리지 않는다. 야간 경기를 할 때 필수인 조명탑 시설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기 때문이다. 고양 다이노스가 가장 아쉬워하는 부분이다. 내년 시즌에는 야간 경기를 위해 개선할 계획이다.

우선 올해만큼은 고양 다이노스는 퓨처스리그, 즉 2군 팀의 이미지를 바꾸는 것이 목표다. 기존의 퓨처스리그 구장들은 일반인들이 접근하기에 쉽지 않은 곳에 위치해있다. 하지만 고양 다이노스는 팬들의 출입을 반긴다. 고양시의 대표 마스코트인 ‘고양고양이’까지 영입해 더 친숙한 이미지로 다가가려고 한다.

야구를 정말 좋아하는 사람들이 고양 다이노스에 모여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고양 다이노스 사업팀 제의를 받았을 때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달려왔다는 심 팀장 역시 그 중 한 명이다.

심 팀장은 “정말 맨 땅에 헤딩하는 일도 많고 하루종일 일을 할 때도 있지만 결과물을 보면 뿌듯하다”라며 “고양 야구장이 동네 사람 누구나 올 수 있는, 미국의 마이너리그 팀 같은 ‘동네 야구단’이 됐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