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마라톤 사상 처음 귀화 선수에 도전하는 케냐 마라토너 윌슨 로야나에 에루페(27)가 국내 실업팀 청양군 체육회 입단을 확정하고 다음주에 입국한다.

에루페의 대리인인 오창석 대한육상경기연맹 이사는 16일 “에루페의 소속이 충남체육회 지부인 청양군체육회로 변경됐으며 오는 23일 국내에 입국한다”고 밝혔다.

에루페는 지난 4월 충남체육회와 계약했으나 귀화를 위한 급여 지급 등의 문제가 풀리지 않아 국내 방문 일정이 늦춰졌다. 특별 귀화를 위해서는 그 나라에서 1년간 선수생활을 하며 급여를 받고 세금을 납부해야 하는데 충남체육회는 귀화가 이뤄지지 않은 가운데 당장 급여 지급이 어렵다는 입장을 보였다.

그러다 충남체육회 산하 청양군청 체육회에서 적극적인 뜻을 보이면서 양측이 급여를 분담하는 선에서 에루페의 국내 활동 조건을 맞추게 됐다. 이미 지난 4월 케냐에서 예술흥행비자(E6)를 발급받아놓고 국내 입단을 기다려온 에루페는 자신의 소속팀 문제가 최종 결정되면서 곧바로 국내로 들어오기로 했다.

에루페는 지난 3월 15일 열린 서울국제마라톤에서 2시간 6분 11초로 우승한 뒤 한국 귀화 의사를 밝혔다. 육상연맹도 국내에서 열린 국제대회에서 4차례나 우승한 에루페의 실력과 귀화에 대한 순수한 의지를 확인하고 귀화를 돕고 있다. 육상계는 에루페의 귀화가 침체된 한국 마라톤에 새 바람을 일으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에루페는 스승인 오창석 이사의 성(姓)을 받아 ‘한국을 위해 달린다’는 의미로 ‘오주한’이라고 한국 이름을 정했다. 국내 소속팀을 확정한 에루페는 대한체육회를 통해 귀화 작업을 진행하게 된다. 법무부의 국적심의위원회 심사를 통과하면 귀화가 완료된다.